18일 두번째 공판에서 평상시 모습대로 재판...혐의 부인 취지

170억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가 죄수복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섰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창제 부장판사)는 18일 특경가법상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대표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열었다.

지난 4일 열린 첫 재판에 이어 이날 두번째 공판에서도 김 대표는 사기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김 대표의 변호인인 황혁 변호사는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사업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100억원대 투자 약속을 받은 것"이라며 "다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상 애로가 발생해 사업 진행이 안 된 것일 뿐 사기를 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사업 여건이나 환경 변화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지 못했지만 사기나 투자 금액을 편취하기 위해 고의로 피해자를 기망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김 대표의 혐의를 부인했다.

황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장에 대해서도 "(사기에 대한)기망행위가 명시적으로 특정돼 있지 않다"며 "범행 사실이 너무 광범위해 어떤 점을 방어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라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도 검찰을 향해 공소장 변경 검토를 요구했다.

이날 재판에서 눈길을 끈 것은 김 대표의 복장이다. 통상 공판 과정에서 구속 피고인들은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출두하지만 이날 김 대표는 평상시처럼 정장을 입고 나왔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현행 재판 절차상 피고인이 원할 경우 죄수복 대신 사복을 입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는 사기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김 대표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재판은 해를 넘겨 2017년 1월 6일 오후 진행된다.

한편, 김 대표가 운영하는 아이카이스트는 카이스트가 출자한 기업으로 최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아이카이스트 부사장으로 최순실의 전 남편인 정윤회의 동생(정민회)이 근무했었기 때문이다.

올해 카이스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언급됐으며, 정민회씨는 김 대표가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되자 부사장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도 김 대표와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진행될 김 대표에 대한 공판 또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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