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개월 사고 4건, 안전시설 보완 필요성 부각

최근 2개월 사이 BRT 도로변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 사고 사례
 
#1. 지난 12일 오후 1시15분께 도담동 싱싱장터 인근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S고교 A양이 소형차에 치었다. 차량 전면 유리가 움푹 패여 깨질 정도의 충격을 받는 아찔한 사고 현장이었다.

#2. 지난 5월 25일 오전 8시께 도램마을 11단지 BRT 횡단보도에서 고교생 B군이 차에 치여 3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후 8시께 도담동 도램마을 8단지 BRT 도로변 횡단보도에서도 40대 여성이 차량에 치여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3. 지난 5월 10일 오후 3시께 어진동 산업통상자원부 앞 BRT 도로 횡단보도에서 중학생 C군이 신호위반 차량과 부딪쳐 전치 4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세종시 신도시에서 BRT와 연계된 횡단보도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절반 가까이가 학생과 차량 간 충돌 사고다. 안전대책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14일 세종경찰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 사고는 지난해 하반기 39건, 올 상반기 20건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중 BRT 도로 내 횡단보도 사고는 모두 7건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2개월 사이 4건이 BRT 도로에서 발생했고, 차량이 학생들을 충격하는 사고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게 문제다. 통상 보행자의 무단횡단이나 과속 운전, 신호 위반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지만 BRT 도로의 안전성 확보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차량 충돌 위험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BRT 도로의 교통안전섬이 양방향 각 1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짧은 거리로 이동이 가능하다보니 보행자로 하여금 무단횡단 충동을 불러일으키기 쉽다는 얘기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경찰 관계자도 이런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발생한 사고도 여고생 A양이 도담동 일원 BRT 버스에서 내려 맞은편 시내버스로 환승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교통안전섬에서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건너려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차량과 충돌한 것.

경찰은 뛰어서 건너는 시간이 2~3초에 불과한 횡단보도여서 A양이 무단 횡단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60학급을 넘어선 도담초 학부모들이 늘봄초와 공동학구 적용에 결사반대하는 대표적인 이유 역시 BRT 도로 보행의 위험성 때문이다. 

세종시교육청이 도담초 인근에서 늘봄초를 왕복하는 셔틀버스 운행을 약속해도 학부모들 입장에선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등학생들이 BRT 도로의 무단횡단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간에는 전면의 도로노면을 높여 과속방지턱 기능을 하는 ‘고원식 횡단보도’, 야간에는 검은색 옷을 입어도 식별이 가능한 투광기 설치 확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세종서 관계자는 “대로변은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이 자연스럽게 억제되는 경향이 있지만 BRT도로는 뛰어서 무단횡단하기 좋은 구조이다 보니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사고 발생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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