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자체 조사 대비 대전시 의뢰 조사서 긍정평가 36.3%p 상승

리얼미터가 자체 조사한 광역단체장 정례 평가 결과(위)와 대전시 의뢰를 받아 진행한 직무수행 평가(아래).

권선택 대전시장의 시정운영과 직무수행에 대해 동일한 기관이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는 매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5월 성적표는 지난 7일 발표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조사한 결과였다.

이 조사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보는 긍정평가 비율은 40.8%에 그쳤다. 4월 43.8%보다 3%p 하락한 결과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 성적이었다.

그러나 보름 뒤 대전시가 발표한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권 시장의 시정운영 성적이 매우 우수하게 나왔다. 시민 77.1%가 권 시장의 시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가 리얼미터에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수행한 여론조사 결과였다.  

두 여론조사에서 권 시장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은 무려 36.3%p 차이가 났다. 2배 가까운 격차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먼저 5월 정례조사는 대전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기간은 5월 27일부터 29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4.5%였다.

6월 대전시 의뢰조사는 시민 1010명을 상대로 유선전화 면접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기간은 6월 13일부터 15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에 이르렀다.

후자의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유선전화로 전화를 걸어 응답자에게 설문문항을 불러주고 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자와 비교해 가장 큰 차이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방식의 조사에서 응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조사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문 문항에서도 약간의 차이는 존재했다. 전자는 ‘권선택 대전시장이 시정운영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를, 후자는 ‘권선택 시장이 민선6기 전반기 시정운영을 얼마나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를 물었다.  

후자 쪽이 ‘민선6기 전반기’라는 특정시점을 언급하고 있지만, 긍·부정 평가를 36.3%p나 벌릴 정도로 중대한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문항 설계부터 달랐다”고 설명했다. 전자의 조사는 권 시장의 직무수행 평가 1개 문항을 묻는 조사였다면 후자의 조사는 권 시장이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에 대한 선호도를 물은 뒤 직무수행 평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A씨는 “둘 중 어떤 조사가 잘못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전자의 경우 권 시장의 시정운영 자체보다 권 시장 개인에 대한 호불호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주요시책에 대한 사전정보 제공이 시정운영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 개인에 대한 시민들의 호감도는 많이 하락한 반면, 시책운영에 대해선 비교적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A씨의 조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시책운영에 대한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기관에 의뢰해 정기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가 의뢰한 이번 조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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