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단] 한밭대 교수 | 지능형기계산업육성사업단장

최근 융합이란 말이 여러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융합이란 과학, 기술, 인문, 사회분야 등 여러 학문들이 결합, 통합, 응용을 통해 새로운 과학 분야로 발전함을 말한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융합과학, 융합교육, 학문융합, 산학융합 등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문 간, 조직 간에 지식과 기술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중세 학자들은 한 사람이 여러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었으나 16세기 이후로 전문적·독립적인 학문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독립적인 학문과 과학이 발전할수록 물리적·개념적 연관성이 발견되면서 학문 간 통합과 연계가 필요했다. 과학기술 간 융합으로 시작하여 기술과 문화의 융합과 기술과 인간의 융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각각 세분화된 형이상학과 형이상학, 형이하학과 형이하학,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학문적·기술적 연구, 통합 및 응용을 통해 우리사회에 유용한 새로운 형이상학이나 형이하학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형이상학이든 형이하학이든 모든 학문은 인간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인성 즉 형이상학적 발전을 최종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융합 개념은 교육에도 도입되어 이제는 융합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융합교육의 대표적인 한 예가 STAEM교육이다. 다양하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과 문화발전에 기존의 독자적인 학과교육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예술(Arts),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등의 학과목을 융합적으로 연계하는 교육이다. 학과목뿐만 아니라 학생들 간에도 융합교육을 통해 공동으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을 위해 협력과 상호 정보교류를 유도한다.

정부에서는 산학융합기반시설을 위해 산학융합지구를 선정해 산업단지 내 산업단지캠퍼스 운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과 산업체가 산업단지캠퍼스라는 통합적 공간에서 현장 중심의 산학융합형 교육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기존 산학협력의 공간적·시간적 제한성을 제거해 심도 있는 산학협력체제를 운영함으로써 최대의 기대효과를 얻으려는 취지다. 지식과 기술이라는 대학의 이점, 그리고 시설과 생산인력이라는 산업체의 이점을 활용해 고용창출과 수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공간적·구조적·제도적 측면에서의 융합교육과 산학융합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융합이 과학과 기술, 학문과 학문, 교육과 산업, 산업과 산업 등 외형적, 즉 형이하학적 융합에서 벗어나 형이상학과 형이하학 간의 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과 산업체의 구조적 산학융합만으로는 취업을 통한 고용창출과 신기술을 통한 수출증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산학융합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체에서 사람이라는 외형과 인성이라는 정신에 대한 융합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옛날의 학문은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에 대한 개인적 연구를 위주로 했다. 근대에 대학이라는 체계적인 교육기관이 생기면서 연구와 교육이 병행되고 그 결과물이 우리사회에 기여하게 되었다. 해박한 지식과 기술을 겸비한 대학생이라 하더라도 자기 개인은 물론 조직과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봉사하는 사고로 행동하는 인성을 갖추지 않으면 대학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에서는 지식이 아니라 학문을 교육해야 한다. 대학생은 기능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대학생은 단순한 윤리도덕을 넘어선 인성을 겸비해야 한다. 인성이란 사람의 성품을 말하며 인격이나 인품을 뜻하기도 한다. 인성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 태도, 행동특성으로서 그의 도덕성과 인간관계 등에 작용한다.

인성을 겸비한 대학생으로서 과학과 인문학을 연구하고 습득해야 자기 개인의 발전과 사회에 기여하는 참 지성인으로서 발전할 수 있다.

첨단과학이 디지털이라면 인성은 아날로그라 할 수 있다. 디지털이 형이하학이라면 아날로그는 형이상학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은 육체요, 아날로그는 우리의 혼이다. 인간사회의 진정한 발전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즉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의 연계 발전으로부터 가능할 것이다.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위해 발전해야 한다. 과학과 인성, 즉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에 대한 융합교육이 이루어질 때 참 융합교육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좋은 대학이란 인간을 위한 학문을 교육하는 대학이고 행복한 대학생이란 인성을 갖춘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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