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녀에게 지분 승계 단행한 듯…내년 총선 출마 앞두고 다양한 해석 나와

 

국내 최초로 양념치킨을 개발해 ㈜페리카나를 창업한 양희권(59·사진) 회장이 페리카나 지분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자녀들이 전체 지분의 60% 이상을 보유했다. 부인은 전체 지분의 36%를 보유하고 있다.

양 회장은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최근 홍성·예산 선거구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보유지분의 승계 작업을 일찍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페리카나의 2014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 회장의 지분은 단 한 주도 없다.

대신 자녀 3명이 지분 64%를 보유하고 있다. 양유나씨가 30%(1350주)로 가장 많고, 유리씨가 18%(810주), 경섭씨가 16%(720주)다. 양 회장의 부인 송영미 페리카나 이사는 나머지 지분 36%(1620주)를 보유하고 있다. 부인과 세 자녀가 전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

양 회장, 사전에 자녀들에게 승계한 듯

페리카나는 1982년 4월 27일 페리카나상사로 설립돼 1990년 7월 26일 제조도매업, 식품관련 기자재, 인쇄, 광고업 및 광고물제작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법인전환됐다. 페리카나의 주주명부가 공개된 것은 1982년 설립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페리카나는 지난해 자산이 120억원을 넘어(121억원) 최초로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이 됐고, 금융감독원에 주주명부가 포함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게 됐다.

양 회장의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양 대표로부터 승계 받은 지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기업 안팎의 분석이다.   

양 회장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1982년 페리카나를 설립, 30여 년간 영업해온 장수기업이다. 본사는 충남 계룡시 두마면 일원에 있다.

그는 양념치킨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대중화시킨 인물로도 유명하다. 일반인들에게는 개그맨 최양락의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요’라는 CM송으로 익히 알려졌다.

현재 페리카나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몽골 등 세계 8개국에 진출해 3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총 1236개의 가맹점이 있다.

양 회장의 부인인 송 이사의 지분은 법인 설립 때부터 보유했던 것인지, 양 회장으로부터 승계 받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 회장 보유 지분 ‘제로(0)’, 왜?

업계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전에 승계 작업을 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공인이 될 경우 ‘부의 되물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 아니겠냐는 것이다.

양 회장은 2008년 1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 유성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양 대표는 당시 공천 신청 마감을 앞두고 갑자기 예비후보를 사퇴해 정계 진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양 회장은 최근 홍성·예산 선거구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피력했다. 이보다 앞서 양 회장의 국회의원 출마설은 지역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다 외부감사를 염두에 둔 승계라는 시각도 있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되면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적인 승계 작업이 공개된다. 결국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해 이에 대한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페리카나는 이 같은 세간의 시각들을 일축했다.

페리카나 한 관계자는 “양 회장님의 지분을 자녀들에게 승계한 것은 오래 전부터 이뤄져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의 지분을 자녀에게 승계한 것은 맞지만 그 시점은 최근이 아닌 오래전에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페리카나, 지난해 매출 332억-영업이익 28억원 기록..실적성장세 '주춤'

페리카나의 지난해 매출은 점포수 기준 업계 2위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300억원 규모로 크지 않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페리카나는 지난해 매출 332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1.6%, 영업이익은 0.3% 감소했다. 

다만 페리카나는 동종업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은 악화됐지만 영업이익률이 8.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점포수 기준 업계 1위인 BBQ는 같은 기간 매출(1913억원)이 페리카나의 6배 가까이 되지만 영업이익(21억원)은 페리카나보다 적어 영업이익률이 1.1%에 불과하다. 점포수 기준 3위인 교촌치킨도 영업이익률이 6.6%, 4위인 굽네치킨도 5.1%로 페리카나보다 떨어진다.

페리카나는 현재 외형적 성장에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성과는 나타났다. 지난 4월 초 미국 뉴욕시 퀸즈 플러싱 스트리트(Flushing st.)에 미국 1호점을 정식 오픈했다. 미국 1호점은 기존의 페리카나 해외 매장과 달리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펍(PUB)’ 매장으로 고급스러움보다는 친근함을 강조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페리카나는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위해 펍매장과 치킨전문매장으로 이원화할 방침이다.

페리카나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어서 해외 매장 등 해외시장을 계속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 브랜드가 오래되다보니 성장보다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 가맹점 위한 지원 정책 등을 많이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페리카나의 양 회장 지분은 모두 승계가 끝난 상태이며, 자녀들은 아직 경영진에 이름이 오르진 않은 상태다. 최고 경영자가 바뀌는 만큼 앞으로 페리카나의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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