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경쟁"일까, "대화로 해결"될까…'이광재의 제안' 눈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쟁에 나설 가능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료사진 합성)
▲ 문재인: “안 지사, 미안하지만 나를 도와주면 안 되겠나”
▲ 안희정: “그럴 순 없습니다. 이번에는 저에게 양보하시죠”
▲ 문재인: “그렇다면 ‘행복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겠군”
▲ 안희정: “이 문제는 대화로 해결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19대 대선을 앞둔 2017년의 어느 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부산사상)과 안희정 충남지사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갈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문 의원과 안 지사 모두 친노(親盧)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당내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이들 간 갈등양상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종종 있었는데, 최근에는 <디트뉴스>의 관련 질문에 이들 모두 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 답변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2.8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 의원은 지난 2일 충남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 지사와의 경쟁은 생각해 본 적 없다. 대결구도란 말도 저로서는 생소한 이야기”라며 “안 지사는 제가 정말 아끼고, 한편으로는 존경하는 후배다. 우리 정치를 바꿔서 새로운 정치로 나가야겠다는 점에서 크게 봐서 정치적 동지관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우선 우리 정치를 바꾸는 일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나중에 경쟁할 진 모르겠는데, 행복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며칠 뒤인 6일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같은 질문에 “지금 나는 도지사다. 대권을 논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당내에서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당원과 함께 대화를 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과 안 지사 모두 현재까지는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언젠가는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귀신도 자신의 내일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게 정치인지라 둘 사이의 경쟁이 현실화 될 지 속단하긴 어렵겠지만, 2017년 대선은 서로에게 불편한 지점이라는 점에서 지켜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지난 2011년 5월 자신의 ‘절친’인 안 지사에게 제안한 말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 정치부 야당팀장을 지낸 박신홍 기자의 책 ‘안희정과 이광재’(메디치)에는 이 전 지사가 “희정아, 난 너와 내가 201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함께 나가는 게 좋다고 봐…누가 되든 서로의 장점과 에너지를 한데 모아서 10년쯤 나라를 함께 이끌어갈 때 대한민국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그런데 나에겐 아직 넘어야 할 한계가 있어. 두 가진데, 하나는 심리적으로 평화를 잘 유지하기 힘들어”라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나오는데, 안 지사의 입장에서는 이 전 지사는 몰라도 문 의원과의 경쟁은 피하고 싶은 속내는 아닐지 궁금해진다.

안 지사의 한 측근은 “(일부 언론에서) 문 의원과 안 지사의 2017년 대권 경쟁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있는데,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고 밝힌 적도 없다”며 “안 지사는 타인과의 경쟁을 신경 쓰지 않는다.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충분히 준비가 됐다고 생각되면 국민의 부름에 응할 순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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