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보다 홍보비 두배 늘려 '보수매체' 인큐베이팅
광고비..TV조선 8.9배↑MBN·채널A도 2~3배 증가
가짜뉴스로 퇴출위기 '스카이데일리'도 정기적 지원
김태흠 지사 취임 후 충남도가 언론에 지급하는 홍보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7기와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증가 규모다. 늘어난 홍보예산 중 상당액은 보수성향 종합편성 채널, 극우성향 인터넷뉴스 등으로 흘러들었다.
비상계엄 내란 국면에서 ‘중국 간첩단’ 허위보도로 나라의 근간을 어지럽힌 <스카이데일리>에도 꾸준하게 광고가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가 도민 혈세를 활용해 극우ㆍ보수매체 인큐베이팅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디트뉴스24>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방자치단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충남도가 집행한 광고비는 총 132억 5600만 원이다.
민선 7기였던 2019년부터 최근 5년 간 최대 규모로 증가했는데 민선 8기가 출범했던 2022년 74억 4800만 원에 비해서도 1.7배(43%) 증가한 수치다. 김 지사는 같은 해 7월에 취임했으며 이듬해부터 35억 원이 대폭 늘었다.
구체적으로 ▲2019년 55억 9600만 원 ▲2020년 71억 9400만 원 ▲2021년 72억 400만 원 ▲2022년 74억 4800만 원 ▲2023년 110억 1800만 원 ▲2024년 132억 5600만 원이다.
종합편성 채널 광고수익, 민선8기 들어 ‘껑충’
특히 종합편성채널에 집행된 광고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도는 <TV조선>에 2019년 5월부터 광고를 집행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1100만 원, 2021년에는 2번에 걸쳐 7700만 원을 집행했고 2022년에는 3300만 원에 그쳤다.
그러다 2023년 7월부터 광고 집행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23년 4건, 1억 2100만 원 ▲2024년 10건, 9억 2320만 원 ▲2025년 2건, 4800만 원이다. <TV조선>에 홍보예산을 주지 않았던 대전시가 이장우 시장 취임 후 9억 3500만 원을 지급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TV조선>이 민선7기 충남도를 통해 올렸던 광고수익은 1억 2200만 원이었지만, 김태흠 지사가 이끄는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현재까지 8.9배인 총 10억 9220만 원의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광고 집행 명목은 일반 광고 외 ‘트랄랄라 브라더스2 프로그램 제작지원’과 ‘베이밸리 1호사업 조기완공 기념 슈퍼콘서트 협찬’, 그리고 무대제작 및 촬영 등이다.
대다수 언론사는 홍보예산 외 사업비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TV조선>에 집행된 프로그램 제작지원과 콘서트 협찬 등 명목은 통상적으로 사업비 형태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 전액 광고비로 집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MBN>과 <채널A>도 충남도에서 수익이 대폭 늘었다. 충남도에서 <MBN>은 2020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총 5회에 걸쳐 1억 3200만 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지만 민선 8기가 시작된 후인 같은 해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4억 1200만 원 홍보예산을 지급받았다. 3배가 증가한 셈이다.
<채널A>에 집행된 광고비는 2020년부터 2022년 4월까지 5회에 걸쳐 1억 4300만 원이다.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8회에 걸쳐 총 3억 800만 원이 집행됐다.
5·18왜곡, 부정선거 선동 매체도 광고비 집행
충남도는 '중국 간첩단 체포' 등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무더기 제재를 받거나 업계에서 퇴출위기에 몰린 극우 매체에도 꾸준하게 도민의 혈세를 지급했다.
지난 비상계엄 국면에서 전 국민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스카이데일리>다. 이 매체는 이른바 ‘선관위 중국 간첩단 99명 체포’ 등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를 연결지으며 보도한 다수의 기사가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 매체 스스로 허위보도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2월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극우 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의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5·18 북한 개입설’ 내용이 실린 특별판 신문을 뿌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충남도는 김태흠 지사 취임 이후인 2022년 12월부터 <스카이데일리>에 홍보예산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3일까지 총 12회에 걸쳐 각 220만 원씩 총 2420만 원의 광고비를 집행했고 올해 들어서는 7~8월 2회에 걸쳐 총 440만 원을 줬다.
지역 언론 한 관계자는 "지역에 기반하지 않은 극우보수 언론에 이렇게까지 집중적으로 홍보예산을 집행해 왔는지 전혀 몰랐다"며 "김태흠 지사가 지역 언론에 우호적이라고 믿었던 동료 선후배 언론인들도 적잖이 놀란 모습이다. 말로만 지역언론 프랜들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사상 처음으로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인터넷 언론사 <스카이데일리> 제명 징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