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주전과 백업의 역할 명확할 필요, 챔피언 LG와의 개막 2연전

한화이글스 2024 시즌 개막엔트리 명단.
한화이글스 2024 시즌 개막엔트리 명단.

2024 한국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한화이글스.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복귀로 전력이 급상승했다는 평가와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은 구단 팬뿐 아니라 전국적인 야구팬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29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위치에 있는 LG트윈스와 개막 2연전을 치렀다. 다크호스, 복병으로 가을야구 도전에 나선 한화이글스지만,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도전 팀인 LG를 개막부터 만나서면서 시즌을 어렵게 시작했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로 선발진에 여유가 생겼다. 안치홍의 영입과 김강민, 이재원의 합류로 야수진도 다양한 운영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포지션 중복과 멀티 포지션 선수의 활용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최원호 감독의 2024시즌 개막 엔트리는 다음과 같았다.

투수: 류현진, 페냐, 김민우, 이태양, 한승혁, 이민우, 김기중, 한승주, 김서현, 김범수, 주현상, 박상원(이상 12명)
포수: 최재훈, 이재원(이상 2명)
내야수: 안치홍, 하주석, 이도윤, 김태연, 정은원, 노시환, 문현빈, 황영묵(이상 8명)
외야수: 채은성, 김강민, 이원석, 임종찬, 최인호, 페라자(이상 6명)

이번 주 SSG와의 주중 원정 3연전 로테이션이 김민우, 산체스, 문동주이기 때문에 산체스와 문동주가 엔트리에 들어오면, 야수 2명을 제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원호 감독이 시즌 초반 투수 엔트리를 14명으로 가져갈지, 15명으로 가져갈지에 따라서 야수 엔트리는 유지가 될 수도 한자리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내야에서 역할이 겹치는 이도윤이나 황영묵 중에, 외야에서는 이원석이 제외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예상된다.

시즌 초반 주전과 백업의 역할 명확하게 할 필요 있을 듯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개막전에 한화이글스의 안방마님으로 군림한 최재훈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최재훈이기에 공식경기 첫 번째 호흡이었다. 베테랑들이지만, 아무래도 낯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원호 감독은 키스톤에 예상대로 하주석과 2년차 문현빈을, 3루에 노시환, 1루에 채은성을 내세우고 좌익수에 정은원, 중견수에 24년차 김강민, 우익수에 외국인 페라자를 선발로 출장시켰다. FA 안치홍은 첫 경기를 지명타자로 출발했다.

의외인 것은 김강민이 선발로 나섰다는 것이다. 외야 한 자리를 다툴 것으로 보였던 이진영이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시범경기에서 페이스가 좋았던 임종찬이 엔트리에 들어오면서 먼저 기회를 잡았으나, 경험을 중시한 최원호 감독의 선택은 김강민이었다.

개막 엔트리와 첫 경기 라인업을 통해 최원호 감독이 그리는 한화이글스의 야구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보인다.

분명한 것은, 시즌 초반 주전과 백업의 역할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고 기회를 주면 당분간 지켜봐야 할 필요도 있다. 물론, 김강민은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임종찬이나 최인호가 기회를 받게 될 것인데, 그 흐름을 당분간은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야도 마찬가지다. 개막전에서 대실수를 하면서 흐름을 넘겨줬던 2루수 문현빈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하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던 안치홍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외야에 적응 중인 정은원에게 먼저 기회가 갔다면, 정은원의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선수 본인이 이해될 만한 기회 제공은 필요할 것이다.

최원호 감독의 개막전 선발 출장 명단은 당분간 이어갈 필요가 있어 보였는데, 역시나 최원호 감독은 2차전에서도 포수 최재훈을 이재원으로, 김강민을 임종찬으로 바꾼 것 외에는 1차전 라인업을 유지했다.

아울러, 시즌을 퓨처스에서 시작할 1순위 신인 황준서와 내야수 김인환 그리고 외야수 이진영은 언제든지 1군에 올라올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 선수들은 1군 콜업 1순위 선수들일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인 LG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

LG트윈스는 강했고 한화이글스는 아쉬웠다. LG 킬러로 불리던 류현진이 복귀전에서 LG를 만났고 한화이글스의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개막전을 승리로 가져간 팀은 LG다.

LG는 지난 시즌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에도 고스란히 전력을 유지한 채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강력한 후보다. 염경엽 감독도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경기하겠다고 다짐했고 그런 다짐은 류현진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좌완 류현진이지만 주축 선수 대부분이 좌타자인 LG는 그대로 좌타 군단을 투입해 좌투수이자 자신들의 킬러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제아무리 메이저리거 류현진이라도 부담과 긴장감은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거기에 야수들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류현진의 페이스를 흔들었고 공격에서는 득점 기회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류현진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결국, 집요한 LG 타선에게 류현진은 당했다. 괜히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게 아닌 LG였다.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팀다웠고 쉬어갈 타선은 없었다. 상위 타선의 활약은 당연하고 하위 타선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이글스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어렵다고 하지만, 작전의 기본인 번트 실패도 있었다. 베이스의 크기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LG에게 무려 6개의 도루를 허용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기록되지 않은 내야에서의 수비 아쉬움도 있었다. 그 아쉬움은 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 동점 상황에서, 2사 후 문현빈의 결정적인 실책은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만든 시발점이 되었다.

반면, LG트윈스는 공, 수에서 완벽한 짜임새를 보였다.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한화이글스와의 큰 차이가 드러났다 바로 기본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졌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의 차이 말이다.

한화이글스가 공, 수에서 기본적인 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을야구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공격에서 기회가 왔으면 잡아야 하고 끈질긴 승부를 통해 반드시 점수를 낼 수 있어야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수비에서는 기본적인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그라운드 전체를 보고 이해하면서 다음 플레이까지 염두에 둔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어설픈 플레이, 기록되지 않은 실책, 결정적인 실책 등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면 안 된다. 그리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이런 플레이가 나온다면 팀은 결코 승리할 수 없게 된다.

강팀과 약팀의 차이, 승리하는 팀과 패배하는 팀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하게 된다.

2차전에서는 한화이글스가 아주 좋은 공, 수 밸런스를 보여줬다. 다크호스이자 복병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인 투수로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는 페냐는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버텼고 1차전에서 2루타를 치면서 타점을 기록했던 새로운 외국인 타자 페라자는 잠실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한화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을 준비를 마쳤다.

3:2의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던 8회초 4번 타자 노시환의 적시타와 채은성의 3점 홈런을 묶어 7:2로 달아난 한화이글스는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며 디펜딩 챔피언 LG와 개막 2연전에서 1승씩 나눠 갖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 페냐의 호투와 외국인 타자 페라자의 활약 속에 중심타선의 화력 그리고 개막전에서 실책을 저지르며 패배의 시발점이 되었던 문현빈은 선제 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한화이글스는 이번 주 주중 3연전을 치르기 위해 문학으로 이동해 SSG를 만난다. 그리곤 홈 개막전을 위해 대전으로 돌아와 올 시즌 3강이 유력한 KT와 대결한다.

최근, 매 시즌 초반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곤 했던 한화이글스. 과연, 비상을 준비하는 2024년에 시즌 초반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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