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재추진·세종시 축소의혹 제기…‘독고다이’ 비판 감수

   
 국회 미래전략 및 과학기술특위 위원장으로, 3일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상민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17대부터 그랬던 것처럼, 피아 구별 없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여전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마치 “나까지 가만히 있을 순 없다”는 것처럼 충청권 현안 챙기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이 의원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자. 이 의원은 지난 달 17일 대전시교육청과 카이스트의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위한 공동협약 체결을 이끌어 냈다. 과학영재학교는 대전의 핵심 현안 중 하나임에도 지난 해 정부 지정에서 탈락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상민 의원, ‘나 홀로 행보’ 하며 충청 현안 챙겨

이 의원은 특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에 의한 세종시의 축소·변질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 해 뉴스메이커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고도의 정치적 고려로 행정도시에 이전할 부처를 축소하는 대신, 과학벨트의 입지를 행정도시로 선정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의원은 그 근거로 명확한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는 이전기관 고시를 들며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벨트 자체에 대해서도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말로 그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달 25일에는 토론회를 열고 본인이 직접 발제자로 나서면서까지 세종시 축소·변질 의혹을 외치고 있다. 충청권 시·도지사들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기 일쑤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 박성효 시장이 불참하자 “과학벨트 뿐 아니라 첨단의료복합단지, 행정도시 등 뭣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데, 이럴 때 국책사업 유치의 중심에 있는 박 시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과학벨트에 의한 세종시 축소의혹 제기…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

그러면서도 대전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9 국제우주대회를 앞두고 지난 달 18일 국회를 방문한 국제우주연맹(AIF) 회장단과 김형오 국회의장의 면담을 즉석에서 성사시켰고, 국회 차원의 협조 약속까지 받아내는 등 활약이 컸다.

지난 달 1일에는 원자력연구소 등 폐기물 처분시설이 설치, 유지되고 있는 대전에 대해서도 정부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언론과의 인터뷰도 쇄도하고 있다. 과학벨트와 세종시, 과학영재학교 등과 관련 ▲ 대전MBC <시대공감>(2월 26일) ▲ 대전CBS <시사포커스>(2월 25일) ▲ KBS <생방송 대전입니다>(2월 20일) 등 지난 한 달 동안 10여건의 인터뷰가 이뤄졌다.

이처럼 이 의원이 ‘나 홀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자유선진당이 충청권 현안에 대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동안 수도권규제 완화 등에 보다 강경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해 온 이 의원은, 세종시법의 2월 임시국회 통과가 결국 무산되자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된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 “‘독고다이’ 이상민” 비판적 시각도…“실질적 성과 낼 것”

그는 특히 “자유선진당이 충청권의 절대적인 지지와 기대를 얻고 있는 만큼,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자주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자신의 주장이 “허공만 울리는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할 때도 있다.

새로운 정치모델을 창출하겠다며 출범한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삐걱거리고 있다는 사실도 이 의원에게 있어서는 적잖은 짐이 되고 있는 눈치다. 이런 모든 것들이 이 의원에게 있어 무력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때문에 이 의원의 이 같은 ‘나 홀로 행보’는 당의 방향과 노선에 대한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대전지역 의원들조차도 “‘독고다이’ 이상민”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충청권 인사들은 “근거도 없는 세종시 축소 의혹을 들고 나오는 것은 다분히 정략적”이라며 불편한 심기도 내비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상민 의원의 의지는 분명하다. 그는 3일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이 내걸었던 기치, 즉 ‘충청의 권익을 챙기고 자존심을 살리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세종시 건설 등 지역 현안을 차질 없이 해결해 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18석에 불과해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충청인의 기대에 분명한 보답을 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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