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10분’ 보령해저터널, 서해안 관광시대 연다
11년 공사 끝 오는 30일 개통식..보령·태안 관광벨트 활성화 기대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현장답사
[황재돈 기자]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6.927km)이 오는 30일 개통식을 갖는다. 2010년 12월 착공 이후 11년 만이다. <본보 10일자 [르포]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미리 가 봤더니 등>
보령 대천항에서 원산도를 잇는 국도 77호 보령해저터널은 총연장 6.927k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터널은 상·하행 편도 2차로로 이뤄졌다. 해수면으로부터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80m.
특히 보령해저터널은 서해안 관광벨트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해저터널이 뚫리면 보령 대천항과 안면도 이동시간은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태안군 안면도와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이 하나의 관광벨트로 이어진다.
도와 시·군은 해저터널 개통에 발맞춰 ‘서해안 관광거점’ 도약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우선 보령시는 민자 1000억 원을 유치해 오는 2025년까지 원산도와 삽시도를 잇는 3.9km 해상 케이블카를 건설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산도와 대천항에 국제 수준의 마리나항을 건설해 해양레포츠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원산도에는 보령 특산품 머드와 해수를 활용한 해양 치유센터가 들어서고, 소노호텔&리조트(옛 대명리조트)는 2253실 규모의 리조트를 건설 할 예정이다.
원산도와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효자도를 하나로 묶는 관광벨트화도 시도 중이다. 삽시도-원산도는 해상케이블카, 고대도는 ‘기독교 섬’으로, 효자섬은 가족·예술섬으로, 장고도는 청춘섬으로 해상관광택시를 이용해 왕래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복안이다.
대천해수욕장 인근 800실 규모의 호텔도 신축 예정이다. 이달 말 건축허가가 떨어지면, 호텔 20층에 스카이라운지를 만들어 서해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면 대천해수욕장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1시간 30분 거리가 10분으로 단축된다”며 “원산도를 중심으로 한 서해안 도서 지역의 관광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는 해저터널 개통과 함께 원산도를 해상 케이블카, 해양레포츠, 해양치유시설을 갖춘 해양레저의 허브 섬으로 개발 중”이라며 “인근 섬의 특성에 맞는 관광개발로 쉼과 체험이 있는 해양레저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4전 5기’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재도전’
충남관광재단, 2022년 상반기 출범 목표
태안군도 해저터널 개통을 대비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정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도와 군은 그동안 4차례 실패를 겪은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을 재추진 중이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2025년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4만2000㎡에 총 사업비 1조8852억 원을 들여 사계절 명품 휴양 관광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구별 계획을 보면 1지구(37만㎡)는 테마파크와 상가시설을, 2지구(43만1000㎡·공모제외)는 연수원과 상가시설, 3지구(54만5000㎡)는 콘도와 상가시설, 전망대를, 4지구(159만6000㎡)는 골프장과 콘도를 조성한다.
허창덕 도 관광진흥과장은 “오는 23일까지 공모대상 지구별로 제안공모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안면도의 관광개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는 지속적인 관광 진흥사업 수행과 관광 활성화 등 충남 관광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충청남도관광재단(이하 충남관광재단)을 내년 상반기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는 최근 도청에서 충남관광재단 창립 이사회를 열어 내년 상반기 재단 출범을 위한 안건을 심의했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달 공모를 통해 임원진을 선임했다. 현재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충남관광재단은 관광 스타트업 지원과 관광 콘텐츠 개발, 모바일 관광책자 제작, 충남관광 100선 제작, 해외 관광객 유치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해저터널 사전 답사에서 “보령해저터널은 1998년 충남도가 수립한 ‘서해안 산업관광도로 기본계획’에서부터 출발했다”며 “해저터널은 단절된 천수만을 연결해 새로운 서해안 관광시대를 열자는 도 최대 숙원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양 지사는 이어 “도는 보령해저터널 개통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서해안 지역에 서해안 신(新)관광벨트 조성과 해양레저산업 육성, 광역 교통망 구축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전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