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콩나물밥(대전시 서구 갈마동 갈마초등학교 앞)

못 먹고 힘들었던 시절에 먹었던 콩나물밥이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대가 변해 요즘은 건강을 우선하는 젊은 층에서 건강별식으로 더 많이 선호하고 있다.

콩나물밥
콩나물밥

22년 갈마동 숨은 골목맛집. 콩나물밥 단일메뉴 착한식당

대전시 서구 갈마동 갈마초등학교 주변에 있는 ‘전통콩나물밥’은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는 어머니의 손맛이 있는 콩나물밥전문점이다.

충북 영동이 고향인 최옥분, 김정두 부부가 22년 동안 콩나물밥 단일메뉴로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숨어있는 골목 맛집으로 대전 서구의 향토전통음식점과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곳이다.

식탁 10개의 작은 매장으로 자리에 앉게 되면 물 대신 볶은 알 옥수수를 2시간 끓인 구수한 옥수수차가 제공된다. 모든 좌석이 입식인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게 특이하다.

한상
한상
한우육회
한우육회

콩나물밥에서 가장 중요한건 밥이다. 그래서 콩나물과 쌀, 양념장 등 3박자가 맞아야 제 맛이 나온다. 이집의 콩나물밥은 쌀과 콩나물을 넣고 밥을 짓는데 질거나 고두밥이 아닌 밥알이 탱글탱글 살아있다. 콩나물 역시 물러지지 않고 아삭해 씹는 식감이 좋다. 콩나물밥은 흰 쌀밥이어야 맛있다. 잡곡이 들어가면 콩나물 맛을 희석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맛을 내는 양념장은 전통간장(조선간장)에 청양고추, 지고추를 다져서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고 만드는데 짜지 않고 고소하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김 가루를 듬뿍 넣고 쓱쓱 비비면 구수하고 담백한 콩나물비빔밥이 완성되는데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아삭아삭 씹히는 향긋한 콩나물과 밥이 어우러져 어릴 적 어머니 손맛이 절로 생각나게 한다. 차려진 음식상은 조촐하지만 혀끝에서 맴도는 맛은 항상 풍성하다.

콩나물비빔밥
콩나물비빔밥

전통방식 어머니 손맛 느끼는 콩나물밥. 한우육회 금상첨화

콩나물밥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우육회. 콩나물에만 치우쳐있는 영양성분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어 많이 찾는다.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양념을 해서 그때그때마다 금방 무쳐 나오는데 다른 곳보다 저렴하다. 육회를 얹어 비비면 육회콩나물비빔밥이 된다. 고소하고 뒷맛이 담백하다. 여기에 영동에서 건조시킨 시래기와 집 된장을 풀어 끓인 구수한 시래기된장국이 나오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임산부가 방문하면 에 낳는 것이 애국자라며 출산하고 미역국 끓일 때 넣으라고 집 간장1병을 무료로 제공한다. 가격도 착하다. 지난 8월부터 부득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했는데 그래도 착한가격이다. 그래서 식사기간에는 좁은 골목길이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사용하고 옛날 전통방식을 고집해 토속적이지만 정직한 식재료와 푸짐한 인심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콩나물은 대두 콩을 물에 불려 발아시켜 싹을 틔워낸 채소이다.  이런 콩나물을 먹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다. 그래서 어떤 음식을 해도 콩나물은 빠지지 않는다. 콩나물밥을 비롯해 아삭한 식감의 콩나물무침, 콩나물국. 아귀찜, 해물찜 등 각종 찜 요리나 매운 해물음식에 들어가 시원한 맛을 낸다.

콩나물밥에 양념장만 올리고
콩나물밥에 양념장만 올리고
한우육회를 넣고 비빈 육회콩나물비빔밥
한우육회를 넣고 비빈 육회콩나물비빔밥

콩나물이 좋은 이유는 콩나물의 싹이 나 자라면서 영양성분이 바뀌는 것이다. 콩이 콩나물로 자라면 단백질 함유량은 약간 줄어들지만 섬유질이 증가하고 기타 아미노산 화합물이 풍부해진다. 특히 콩에 전혀 들어있지 않은 비타민 C가 생성되는데 콩나물100g의 비타민 C의 양은 사과에 비해 3배 높다.

콩나물과 비타민 C에 관련한 전쟁비사가 전해져 내려온다. 러일전쟁 때 여순성​(旅順城) 공방전에서 도합 10만의 사상자를 내며 115일이나 계속된 겨울전쟁 당시 신선한 채소를 공급받지 못한 러시아군은 사상자 대부분이 괴혈병으로 죽어갔다.

일본군이 성을 함락하여 보니 창고마다 콩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지만 콩나물을 키워 먹을 줄 몰랐던 러시아군은 모두 괴혈병으로 패전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만약 러시아군이 비타민 C가 풍부한 콩나물을 길러 먹는 지혜가 있었더라면 전쟁양상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여순성의 콩을 이용하여 콩나물을 키워서 일본병사에게 공급한 덕이라 하니 콩나물이 만든 이 역사가 참으로 흥미롭다.

최옥분,김정두 부부
최옥분,김정두 부부
대전시 서구 갈마동 갈마초등학교 앞 골목에 있는 전통콩나물밥 전경
대전시 서구 갈마동 갈마초등학교 앞 골목에 있는 전통콩나물밥 전경

콩나물 영양의 보물창고 맛과 건강 챙길 수 있는 곳

또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알코올 분해를 도와준다. 뜨거운 콩나물국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콩나물이 기름지거나 비린음식에 꼭 들어가는 이유는 느끼한 맛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또 뿌리에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하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겪는 여성이라면 콩나물 뿌리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요일 휴무. 콩나물밥 5000원, 한우육회 8000원∼1만 원. 대전 서구 월평중로4번길 80(갈마동)에 위치해 있다.

우리가 반찬이나 국으로 무심코 먹는 콩나물은 영양의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이제 시간 내어 착한식당 전통콩나물밥에서 어머니 손맛의 콩나물밥을 먹어보자. 맛과 건강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곳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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