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대비는 호들갑 떠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거다

2025-11-21     디트뉴스

세상이 온통 AI 타령이다. 무슨 얘기를 해도 AI 관련 내용이 빠지지 않고, 교육을 해도 AI 관련 일색이다. 그걸 모르면 당장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세상이 온통 호들갑이다.

그러나 그렇게 요란스럽게 AI를 떠들지만, 정작 말과 행동은 그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말과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는 건, 관행에 발목이 잡힌 것이고, 하던 대로 해야 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공간이다. 지금껏 인류에게 존재했던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도 이런 빠른 변화는 없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초음속의 변화를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어딜 가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인 AI를 말한다. AI를 모르면 당장 무슨 큰일이라도 당할 것인 양 호들갑을 떤다. 그러니 다수가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초조해한다.

문제는 현재 이미 변화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호들갑을 떨 뿐 정작 변화를 맞아들이려 하지 않는 자세가 일반화돼 있다는 점이다. 하던 대로 하고 싶은 욕망이 변화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대전시의회가 의정 백서를 발간할 예정인 가운데 종전대로 종이책 발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렇게 해온 대로 하려는 거다. 말로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말하지만, 실상 변화를 두려워하는 거다.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종이에 인쇄해 배달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인가. 지금, 이 시대에 백서를 종이책으로 발행한다는 건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인쇄물로 만들어 뿌리려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종이신문이 발행되지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종이신문 구독을 통해 얻으려는 이는 거의 없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전자신문 형태가 이미 대세다. 이런 논리로 세상을 보면 종이 백서는 이미 구시대의 산물이다.

솔직히 따져보자. 종이 책자로 제작한 백서를 찾아 살펴볼 이가 대전 시민 중 몇 명이나 될까. 엄청난 부피와 무게의 종이책을 보관하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그런데도 종이책 발간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돈이 아니라서 그렇다. 3000만 원을 들여 소수만 읽을 책을 발행하는 건, 엄청난 예산 낭비이자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내 돈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하던 대로 하려는 것일 뿐이다. 

이미 여러 지자체가 백서를 전자책으로 발행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처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수년 후면 어느 지자체도 종이 백서를 발행하지 않을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그걸 알면서도 관행을 고집하려 한다면, 변화를 선도적으로 대처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대처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실천이 중요하다. 다른 지자체 눈치를 볼 게 아니다. 먼저 실행하면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대전시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