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1조 들여 ‘야구·K팝 돔구장’ 건립 추진…현실성은?
부지매입비 미포함, 2031년까지 건립 목표 충북과 비슷한 전략?.."최적의 교통 입지" 자신 12월 연구 용역 돌입, 내년 상반기 결과 나올듯 대형 엔터사·KBO와 협의 관건..투자·운영 등
김태흠 충남지사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아산역 인근에 시설조성비에만 1조 원을 투입해 5만석 규모의 ‘야구·K팝 돔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재원 조달 구조와 경기 유치 가능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협력, 인근 지자체의 유사 사업과의 중복성 등 핵심 전제들에 대한 현실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는다.
도는 12월부터 부지 선정과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규모·용도·운영 계획·완공 목표 등이 사실상 확정된 형태로 제시된 만큼, 타당성 조사가 실제 수요 검증과 재정 분석을 통해 사업의 타당 여부를 평가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 ‘목표’
김 지사는 천안아산역 일대를 스포츠·문화·관광이 결합된 ‘미래형 복합문화체육공간’으로 육성하겠다며 돔구장 건립을 통해 천안·아산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돔구장은 KTX 천안아산역에서 도보 10~20분 거리의 2만㎡ 부지에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빠른 접근성을 기반으로 스포츠 경기와 공연, 전시,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는 국내 복합 여가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동 두바이가 글로벌 허브로 성장한 사례를 언급하며 문화 인프라를 통한 새로운 국가 경쟁력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남도는 연간 프로야구 30경기 이상을 유치하고 축구·아이스링크 경기, 연 150~200일 수준의 K팝 공연 및 전시·기업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김 지사는 K팝 공연 유치 계획에 대해선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사전 공감대 형성을 통해 “굿아이디어”라는 반응을 이끌어 냈음을 밝히며 추후 구체적인 협약과 사업 구조에 대한 공식 논의는 도 차원의 용역 결과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간 150~200일 규모의 대형 공연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수요 전망에 대한 근거 확보가 중요해보인다.
천안아산역이냐 오송역이냐..차별화된 전략은?
충북 역시 오송역 인근에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충남과 거의 동일한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전과 수도권의 기존 대형 시설들과 함께 광역 단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김영환 충북지사는 임기 내 완성할 주요 과제로 ‘돔구장 건립’을 꼽으며 충남과 마찬가지로 야구를 메인으로 두고 전시,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수 있는 다목적 시설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충북도 교통 입지를 우선 경쟁력을 내세우며 오송역 인근을 건립 최적지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충남의 전략이 역시나 교통 입지를 내세우는 충북과 어떤 차별성이 있냐’는 <디트뉴스> 질문에 “가장 크게 (내세우는 전략은) 교통적 측면과 주변 인프라이다. 내가 볼 땐 청주(충북)도 충남이 강하게 추진하면 혹시 모르겠지만 (돔구장 건립을) 못할수도 있다. 아니면 (기존 계획보다) 규모를 적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천안아산역의 교통 입지를 언급하며 충북보다 충남이 타지역과의 접근성이 큰 점, 청주시의 인구가 80만 인데 비해 천안아산은 110만이 넘는 점을 들며 돔구장 건립에 있어서 충남이 충북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자신했다.
민간자본·국비로 ‘1조 원’ 확보
김 지사는 가장 중요한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 1조 가까이 필요하다. 국내 주요 엔터사와 협력을 통해 재원 조달을 할 계획”이라며 “국비도 확보할 수 있으면 확보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도가 주도적으로 재원을 조달하겠지만 (구장 운영은) 전문가가 운영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또 “도는 회계 권한을 쥐지 않는 방식으로 가겠다”고 밝혀 지방재정의 부담과 책임 구조가 어떻게 설계될지 주목된다.
KBO와의 협의에 대해서도 “조만간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다만 우리가 기본 계획과 설계가 잡혀야 (논의가 진척될 수 있다)”며 “지역 연고가 있는 구단을 유치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독립 경기를 할 수 있게 KBO와 협의해 1년에 30경기 정도 (유치하는 걸 목표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