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항암치료 부작용 ‘말초신경병증’ 개선하는 새로운 기전 규명

비포세틴,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 근본 치료 가능성 제시 국제학술지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9월호 게재

2025-11-17     최진섭 기자
CIPN(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의한 척수 변화 및 비포세틴의 조절 효과 모식도. 순천향대 제공

순천향대학교(총장 송병국)는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이 흔히 겪는 대표적 부작용인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에 대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순천향대에 따르면 CIPN은 손발 저림, 통증, 감각 이상 등을 유발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치료 지속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돼 왔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천향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차명훈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생리학교실 이배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CIPN의 병리 기전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순천향대는 국제 학술지 ‘Biomedicine & Pharmacotherapy’에 발표한 논문에서, 항산화제로 알려진 비포세틴(Vinpocetine)이 CIPN을 완화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동물모델 실험 결과 비포세틴은 CIPN의 핵심 원인인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신경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손상된 신경세포 내에서 새로운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하는 미토콘드리아 생합성(바이오제네시스)을 활성화하며, 이는 PGC-1α–NRF1–TFAM 경로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척수 신경세포의 과민성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데 기여한다.

순천향대 차명훈 조교수.

순천향대는 이번 연구는 비포세틴이 CIPN의 근본 원인인 산화 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기존 치료 접근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특히 비포세틴은 이미 임상에서 사용되며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이기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독성 시험 및 초기 임상 단계가 대폭 축소될 수 있어 임상 적용까지의 접근성이 높다고 밝혔다.

차명훈 교수는 “비포세틴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과 생합성을 촉진해 CIPN을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임상 적용으로 이어져 환자들의 치료 지속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Biomedicine & Pharmacotherapy’(IF 7.5, PHARMACOLOGY & PHARMACY 분야 상위 5.3%, 2024 JCR 기준)에 게재되며 CIPN 치료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선도적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