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대학 최종 선정, 이후의 과제
충남대학교와 공주대학교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충남권 순천향대학교와 한서대학교도 마지막 열차에 올라탔다. 이로써 수년간 비수도권 대학의 사활을 건 글로컬 선정을 놓고 벌인 혈투가 마무리됐다.
대전의 한밭대와 한남대, 충남의 연암대는 최종 관문에서 고배를 들이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3년간 매해 10개 대학을 선정한 글로컬 대학 선정이 마무리돼 향후 선정 대학과 비 선정 대학 간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 5년에 걸쳐 무려 1000억 원의 국가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지금껏 대학을 상대로 정부가 시행한 그 어떤 지원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금액이다. 그러니 지정대학과 비 지정대학 간 편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마지막 지원대학 선정에 가까스로 올라탄 충남대와 공주대는 통합이란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이번 지원은 양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한다. 통합이 무산되면, 감당 못 할 책임을 떠안게 된다.
그러나 시작 단계인 양 대학의 통합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대학의 기본 방침은 통합을 선택했지만, 아직도 구성원 내부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합리적인 반대 논리도 존재하지만, 막무가내식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충남대와 공주대 모두 넘어야 할 큰 산은 통합 반대 여론이다. 공주대는 비 거점 국립대 중 가장 비대한 학교다. 그동안 거점대학이 통합의 대상으로 삼았던 작은 규모의 비 거점 국공립대학과 구분되는 큰 몸집을 지녔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른 학교다.
그래서 이제껏 진행한 어떤 지방대학 간 통합보다 신중하고, 차분하게 접근해야 한다. 두 대학이 통합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이 된다. 그러니 그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측은 기우라고만 할 수는 없다.
글로컬대학에 가까스로 올라탄 것에 만족하고, 향후 대비책을 견고하게 마련하지 못한다면 양 대학은 감당치 못할 큰 시련에 부딪힐 거다. 반대로 구성원의 총의를 모아 순탄하게 통합을 마무리하면, 전국 거점대학 집중 육성 계획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와 더불어 비약적 상장 가도에 올라탈 수 있다.
예비 지정을 통과했으나 본 지정에서 아깝게 실패한 한남대, 한밭대, 연암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분위기를 추슬러 새로운 비전을 찾아 나서야 한다. 아쉬움만 토론한들 달라지는 건 없으니, 속히 국면 전환에 나서야 한다.
대전과 충남권에서 글로컬 대학에 올라탄 학교는 충남대+공주대, 한서대, 건양대, 순천향대, 대전보건대(보건대 연합)으로 마무리됐다. 이들 대학은 다시 없을 기회를 움켜잡은 만큼 학교를 환골탈태해 비약적 발전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
특히 충남대와 공주대는 지역의 맏형 대학답게 모범적 자세로 글로컬대학 운영의 모범 답안을 제시해야 한다. 준비 과정에서 보여준 미흡함과 불안함, 끊이지 않는 내부잡음을 종식하고 서둘러 큰길로 나서야 한다.
위기의 지방대학에 들이댄 정부의 산소호흡기인 글로컬대학 사업이 안겨 준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면 더 생존할 가망성이 없다. 더는 물러설 데가 없는 백척간두에 올라선 마음으로 신중하게, 기본에 충실한 글로컬대학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