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태흠·이장우의 ‘위험한 세계관’ 평가받을 것

윤석열 빼닮은 ‘적대적 언론·노동관’ 여과 없이 노출

2025-09-09     디트뉴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 자료사진.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는 정치인은 반드시 외면받게 돼 있다. 언론의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도리어 언론을 공격하는 정치인은 더 빨리 망하게 돼 있다. 멀리 되돌아볼 필요도 없다. 윤석열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폭군 정치’의 끝을 봤다.

윤석열을 비호했던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도 그 길을 걷고 있다. 충청권에 비 피해가 컸는데, 광역단체장 네 명이 동시에 유럽 출장을 가야 하냐고 비판했더니 ‘악의적’이라고 화를 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언론담당 공무원에게 “저 언론사에 주는 광고를 끊으라”고 지시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취임 초부터 이런 일을 반복해 왔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지사로서 가장 엄숙하게 임해야 할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폭군 정치’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광고비는 홍보비인데 악의적 언론에 왜 주냐”는 인식을 드러냈다. 한 치의 부끄러움이나 주저함도 보이지 않았다.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언론 길들이기’라고 비판하는 것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두 단체장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합리적 비판’과 ‘악의적 비난’을 어떻게 구분하고 있나? 직관에 의존할 테니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일 것이다. 명확한 기준은 ‘사실성 여부’다.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면 합리적인 것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으면 가짜뉴스 즉 ‘악의적 비난’인 것이다. 이것이 보편적 인식이자 법체계다.

그러나 폭군들은 ‘사실성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주권자의 판단을 살피거나, 심지어 참모진의 의견도 듣지 않고 자기 기분에 따라 세상을 양분한다. 사람이 감정의 동물인 것은 자연스럽지만, 선출 권력이 인사와 예산 배분에 감정을 앞세우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자질은 사실과 관점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폭군들은 이 능력이 현저하게 뒤떨어진다. 사실은 입증의 영역이고 관점은 토론의 영역이다. 트럼프나 윤석열이 상대방이 관점의 영역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는 이유는 사실과 관점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민주적 리더는 사실관계를 따지고 폭넒은 관점을 허용하지만, 폭력적 리더는 관점을 핍박한다. 수해복구 기간에 충청권 단체장이 동반 유럽출장을 나간 것은 사실의 영역이고, 이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관점의 영역이다. 그것도 매우 보편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김태흠 지사는 ‘관점의 영역’을 ‘사실의 영역’과 구분하지 못하고 신뢰를 생명처럼 여기는 특정 언론을 ‘악의적’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직권남용을 넘어 명예훼손에 따르는 응분의 책임도 져야 할 상황이다.

김 지사의 도정 질의 답변 중 더 충격적 대목은 ‘적대적 노동관’까지 드러낸 부분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지부장이 언론노조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한 것을 문제 삼으며, 언론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인 것도 부적절하다고 폄훼했다. 김태흠 지사는 지금 충남도정을 핑계로 ‘비뚤어진 언론관과 적대적 노동관’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