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외면 유럽출장' 충청 시도지사, 첫 행정통합은 언론탄압

이장우·김태흠·최민호 ‘비판 언론 길들이기’ 공모 의혹 13일 전국언론노조·충청 노동시민사회단체 ‘시도지사 규탄’ 각계 릴레이 규탄 “내란옹호 단체장, 윤석열식 언론탄압 중단”요구

2025-08-13     유솔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충청권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지역 여야 정치권 관계자 30여 명이 13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디트뉴스24를 향한 충청권 시도지사의 '윤석열식 언론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최찬룡PD

‘수해복구 기간 중 동반 유럽출장’을 다녀온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이 자신들을 비판한 언론사 한 곳을 상대로 ‘정부광고 중단’이라는 공동 보복 조치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단체 등은 ‘윤석열식 언론탄압’이자 ‘비판 언론 길들이기’라며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충청권 노동시민사회단체, 지역 여야 정당 관계자 등 30여 명은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윤석열식 언론탄압 이장우·김태흠·최민호 충청권 시도지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초유의 충청 광역권 언론탄압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충청권 3개 시도지사가 공동으로 ‘정부광고 중단’ 조치를 취한 언론사는 충청권 1세대 인터넷언론인 <디트뉴스24>다. 이 언론은 충청권에 쏟아진 폭우로 수해복구가 한창이던 지난 7월 21일 ‘수해복구 한창인데..충청권 시도지사, U대회기 인수차 유럽행’ 기사를 통해 충북을 포함한 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의 ‘동반 유럽 출장’을 최초 비판했다.

이후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충청권 시도지사를 연이어 비판했고, 급기야 대통령실까지 “자치단체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대통령 강조 사안”이라며 사실상 충청권 시도지사 동반 해외출장이 적절치 않다는 우회적 입장을 표명했다. 당시 충남지역 비 피해가 전국 최대규모였고 세종시에서 호우 관련 실종자가 신고 사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되는 등 자치단체 재난 대응에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동반 유럽행’ 디트뉴스24 비판보도에 ‘정부광고 중단’ 보복

그러나 충청권 시도지사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정치공세’라고 맞대응하며 유럽 출장을 강행했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출국해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 등 각자의 일정을 소화한 뒤 독일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폐회식에 함께 참석했다. 그리고 귀국 직후 벌인 일이 <디트뉴스24>에 대한 ‘정부광고 공동 중단’이라는 보복 조치다.

이날 김영욱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세종충남협의회 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 최찬룡PD  

전국언론노조 디트뉴스24 지부에 따르면, 충청권 시도지사 일부는 자치단체 언론담당 공직자에게 “디트뉴스 광고집행을 중단하라”고 직접 지시했으며 일부 공직자는 “앞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질 것 같다. 기관 간 협의까지 마쳤다”고 ‘정부광고 집행 중단’을 디트뉴스24에 직·간접 통보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거나 탄핵에 반대하는 공동 입장문을 냈던 충청권 시도지사가 언론탄압 방식까지 모방해 언론 길들이기를 한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김도원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바이든, 날리면’ 사건처럼 비판 언론에 입틀막을 자행하고 국민 혈세인 ‘정부광고 예산’을 우호언론 밀어주기와 비판언론 길들이기로 사용했다”며 “내란을 옹호했던 충청권 시도지사 역시 윤석열식 언론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국 1만 6000여 조합원과 함께 분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전 노동시민사회단체, 지역 여야 정치권도 함께 참여해 연대발언에 나서는 등 충청권 시도지사의 '광역권 언론탄압'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국언론노조, 대전충남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단체는 이번 사례를 포함해 ‘이장우 대전시장의 대전MBC 취재 거부’ 등 지방 권력의 비뚤어진 언론탄압 사례를 모아 오는 20일께 전국 규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디트뉴스24>에 대한 ‘충청 광역권 언론탄압’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 등 법률 검토를 거쳐 공식 대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