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대백제전, 시·군 넘어 광역화로”

백제 역사권 확장해 세계화 '목표'

2025-08-12     김다소미 기자
이기진 충남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가 12일 언론 간담회를 열고 향후 대백제전에 대한 방향성을 밝혔다. 김다소미 기자. 

공주와 부여가 60년 넘게 공동 개최해 온 백제문화제가 행사 시기·장소·운영 방식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반복해 온 가운데, 이기진 충남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가 ‘대백제전 광역화’를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했다.

백제문화제는 1955년 부여에서 ‘백제대제전’으로 출범해 1966년부터 공주까지 함께 참여해왔지만 ‘부여가 원조’라는 자부심과 ‘공주가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온다’는 실적 논쟁이 맞물리며 매년 주도권 다툼이 이어졌다.

격년제 개최, 분리 개최, 통합 개최 등 방식이 수차례 논의됐고, 행사 기획권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둘러싼 양 시의 신경전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2023년 메가 이벤트로 기획된 대백제전 이후 기존 충남도, 부여군, 공주시의 공동 개최 방식을 허물고 충남도는 대백제전만 개최하고 각 시군이 별도의 백제문화제를 따로 여는 것으로 협의됐다.

부여군과 공주시가 함께 운영했던 백제문화제 재단도 충남문화관광재단으로 통폐합 되면서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 대표이사는 12일 오전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재단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백제문화제는 부여·공주가 공동 개최해 왔지만, 행사 시기와 프로그램 구성 중복, 지역 경제 효과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어왔다”며 “부여와 공주에 집중된 프로그램을 충남 전역과 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대백제전 광역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 제시한 해법은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서천·금산·논산·청양·홍성 등 백제 역사 흔적이 남아 있는 도내 시·군으로 행사 범위를 확장하고 서울 송파·익산 미륵사지 등 백제 수도·문화권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것.

특히 과거 동아시아 해상 무역의 중심 백제와 교류했던 해외 국가와 공동 프로그램을 기획해 국제 교류형 축제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도 역시 대백제전으로 지역 간 과열된 주도권 경쟁을 완화하고, 백제문화제를 세계적인 역사문화축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최근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중임을 공개하며 “작년부터 계속 대백제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아직 용역 내용을 전부 공개할 순 없지만 축제의 효율성과 성공을 위해 격년제 방식을 포함한 여러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현재 보령머드축제·논산딸기축제·금산인삼축제·백제문화제 등 4대 축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백제전은 4~5년 주기의 글로벌 축제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단은 이외에도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후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초로 ‘기부금품 모집사업 문화CF(컬-프렌드)’를 추진한다.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문화예술인과 단체의 자생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에서 멤버십을 구성해 특정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방식이다.

자체 공식 온라인 기부 CMS 시스템 구축을 이달 중으로 마무리 하고 크라우드펀딩 등 기부 플랫폼을 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