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판 리박스쿨 키운 설동호 교육감 사과하라"

시민사회 리박스쿨·넥스트클럽 밀착 관계 주장 전수조사, 및 외부강사 양성 등 개선책 마련 촉구 대전교육청 "넥스트클럽 관련 전수조사는 계획 없어"

2025-06-19     이미선 기자
대전인권행동이 19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설동호 대전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선 기자.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전인권행동이 '대전판 리박스쿨' 관련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책임을 물으며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리박스쿨·넥스트클럽 관련 강사를 전수 조사해 결과를 공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은 넥스트클럽 관련 전수조사는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인권행동은 19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지난 2020년부터 극우개신교계 차별혐오세력인 대전판 리박스쿨 '넥스트클럽'의 도우미 역할을 해 온 결과, 전국에서 대전이 리박스쿨 연계 강사가 가장 많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육부가 전국 늘봄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리박스쿨 연계 강사는 43명, 이 가운데 대전이 17명이나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는 이런 결과가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설 교육감이 '성폭력예방교육운용기관 선정'과 '우수강사인력풀 안내' 등으로 넥스트클럽에 공신력을 부여해 왔고, 해당 클럽이 10개의 청소년기관을 수탁해 오며, 청소년 공교육 공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대전인권행동은 "리박스쿨의 '늘봄학교 돌봄지도사 양성과정' 교수진 중의 한 사람이 넥스트클럽이 운영하는 대전청소년성문화센터 대표고, 넥스트클럽이 리박스쿨과 공동주관으로 지난해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며 리박스쿨과 넥스트클럽의 밀착관계를 확신했다.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인 늘봄학교를 지지하는 애국시민단체를 표방하며 2024년 2월 출범했다.전국 규모의 봉사단을 조직해 돌봄 교육이 필요한 곳에 일손을 보태려한다고도 밝혔다. 

당시 봉사단장에는 올해 4월 별세한 천세영 충남대 명예교수, 공동대표에는 손효숙 리발스쿨 대표와 남승제 넥스트클럽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두 단체의  관련성, 교차점 등에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병구 대전인권행동 집행위원장은 "남승제 넥스트클럽 대표가 설동호 교육감 장로 임직예배(2014.11)에 참관하고, 설동호 교육감은 넥스트클럽 운영위원회 월례예배(2016.6)에 참석할 정도로 둘은 친밀한 사이다. 2020년에는 성 관련 교육 실적이 전혀 없는 넥스트클럽이 대전교육청 성폭력예방교육기관으로 선정됐고, 지난 2022 지방선거 당시에도 넥스트클럽은 설 교육감 지지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면서 "대전의 리박스쿨인 넥스트클럽을 키운 설동호 교육감을 강력히 규탄한다.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발언에 나선 강영미 참교육학부무회 대표도 "넥스트클럽이 공교육 현장에서 시대착오적이고 부적절한 성교육을 지속해 왔고, 이런 사실이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됐으며 시민단체에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음에도, 대전교육청은 이를 묵살하고 넥스트클럽 소속 강사들이 여전히 학교 출입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전인권행동은 리박스쿨·넥스트클럽 관련 강사 전수조사는 물론 대전교육청 외부 강사 양성과인증 과정에 대한 개선책 마련, 넥스트클럽의 청소년 관련 기관 위탁 운영 전면 취소 등을 요구했다. 

넥스트클럽 홈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 늘봄학교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내려온 지침은 리박스쿨,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 등과 계약을 했거나,이들 기관에서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을 보유한 강사 등을 조사하라는 것이었다"며 "그 결과, 17명(특수포함)이 확인됐다. 이들에 대한 현장 조사를 다음 주까지 진행한다. 정치적 편향 등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는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넥스트클럽 관련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교육부 지침 리스트에 넥스트클럽은 없기 때문에 전수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현재 확인된 리박스쿨 관련 자격증 소지자 17명이 넥스트클럽에 소속됐는지 아닌지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인권행동의 주장에 따르면  학교의 성폭력 예방교육 외부 강사를 양성하는 넥스트 클럽은 '젠더' 나 '성인지 감수성' 같은 기본 개념을 금기어로 분류하고, 혼전 순결 교육 등 특정 종교와 이념에 기초한 편향된 성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넥스트 클럽 소속 강사들의 수업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강사를 교체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