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한전KPS "책무 다하지 못해" 공식 사과
'안전 관리 미흡' 잘못 인정..재발 방지 약속 故 김충현 씨, 발전소 2차 하청 노동자 비정상적인 발전소 노동 구조 언급은 없어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가 19일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故 김충현 씨의 명복을 빌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사과는 유족의 동의에 따라 구성된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 사측의 합의에 따른 것이며 대책위가 지정한 조간신문 매체에 19일자 지면을 통해 게재됐다.
서부발전은 이정복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사고 수습과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근로자의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해 신뢰받는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고인과 유가족, 동료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고인은 서부발전의 1차 하청업체인 한전KPS가 관리·감독했던 2차 하청업체 한국파워오엔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다.
한전 KPS 역시 김홍연 사장과 임직원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내고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을 위한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 안전에 온 힘을 쏟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인은 지난 2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가 서부발전으로부터 임차한 정비동에서 혼자 작업하다 사고로 숨졌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현재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며 고인의 영결식은 사고 발생 16일 만인 전날(18일) 유족, 동료, 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소에서 열렸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노숙 농성을 시작으로 대정부 투쟁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