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표심 변화, 보수표는 '크게 이탈' 진보표는 '전부 상승'
충남 전 지역, 지난 대선 대비 李 득표율 전부 상승 보수 강세 농촌 지역, 李 패했지만 충남 승리 견인 '보수텃밭' 서산·홍성·예산·계룡 民 우위 전환
3년 전 20대 대통령선거에서 보수에 힘을 실어줬던 충남의 표심이 이번 21대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하며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15개 시·군 중 이 대통령이 승리한 곳은 6개 시·군이지만, 지난 대선과 비교해 보면 보수 강세 지역에서 격차를 크게 줄이고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충남에서 47.68%를, 김문수 후보는 43.26%를 각각 얻어 이 대통령이 4.42%를 앞섰고, 지난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이 44.96%, 윤석열 전 대통령이 51.08%를 얻어 6.12% 뒤쳐진 바 있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천안 서북·동남 ▲아산 ▲서산 ▲논산 ▲계룡 ▲당진에서 승리하고 김문수 후보는 ▲공주 ▲보령 ▲태안 ▲금산 ▲부여 ▲서천 ▲홍성 ▲청양 ▲예산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 득표율은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특히 계룡시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53.02%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김 후보가 43.23%를 얻으며 9.79%가 하락해 민주당이 완전히 역전했다. 충남 전체 시군 중에서 국민의힘 득표율이 지난 대선 대비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이다.
이는 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가 9.11%를 가져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충남의 TK로 불리는 예산군의 경우 민주당 득표율이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이다. 대부분 지역이 2~3%대 상승률을 보였는데 예산은 4.44%가 올랐다. 김 후보가 승리하며 보수 우세를 유지했지만 양당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보수 우세 ‘농촌’ 民 득표율 상승 견인
충남 대표 인구 밀집지역 천안시 서북구는 이번 선거에서 이 대통령이 50.44%를 얻으며 김 후보(38.02%)를 크게 앞섰다. 3년 전에는 윤 전 대통령이 46.72%, 이 대통령이 49.01%로 접전이었지만 이번에는 격차가 벌어졌다.
천안 동남구와 아산시도 비슷한 기류로 민주당이 더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각각 국민의힘 득표율 하락율은 8.02%, 8.49%이다.
반면 공주시, 부여군, 예산군, 청양군 등 보수 성향의 농촌 지역에선 여전한 국민의힘 강세를 보였지만 격차는 지난 대선에 비해 크게 줄거나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공주시의 경우 이 대통령이 41.71%에서 45.05%로 상승했고 김 후보는 47.34%를 기록하며 윤 전 대통령이 얻었던 54.70%보다 7.36% 못 얻었다.
부여군도 역대 기초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난 총선을 제외하고 모두 정당 교차선택을 보여줬는데, 이 대통령이 지난 선거에서 38.58%를 기록했다가 이번에는 41.51%를 얻었고 김 후보가 52.24%를 얻으며 패했다. 윤 전 대통령은 57.69%를 얻었는데 보수 우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득표율은 5.45% 줄었다.
서산시의 경우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전환됐다. 이 대통령은 48.11%를, 김 후보는 42.82%를 기록했는데 두 후보의 격차는 5.29%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45.07%를 얻어 50.86%를 기록한 윤 전 대통령에게 패했던 5.79%의 차이를 이번에는 반대로 이 대통령이 가져간 셈이다.
예산군의 인접지인 홍성군도 국민의힘이 우세했던 과거와 달리 양당 간 차이는 거의 접전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번에는 1.2% 차이로 김 후보가 이겼지만 지난 대선에서 12.48%로 패했던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3.42% 상승하고 국민의힘 득표율은 7.86% 하락했다.
대체적으로 충남은 도시 중심 지역에서 민주당 우세가 지속적으로 확장됐으며 보수 우세 지역은 대부분 국민의힘 득표율이 하락했다. 농촌 지역에서도 이 대통령 지지가 소폭 상승했다.
종합적으로 이번 조기 대선의 시작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파면과 이를 대응하던 과정에서의 국민의힘의 내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충남에서 8%를 확보하며 보수층 표 분산에도 영향을 끼친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의 이러한 변화는 충청홀대론을 극복할 공약 실천이 향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