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에 따른 대선..국민은 민주주의 회복 택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51.7% 득표..TK·PK 제외 전지역 우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51.7% 득표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대선 승리를 눈앞에 뒀다. 39.3%를 기록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는 12.4%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밖 우세다.
이로써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은 제4기 민주정부 출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출구조사는 KBS·MBC·SBS 방송 3사가 3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한 것이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선두를 달렸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TK·PK 등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에서만 선두를 기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이준석 후보 득표를 놓고 적지 않은 유권자가 이 후보를 ‘보수 내 대안으로 선택했다’는 분석과 ‘사표 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연령대별로 보면, 20~50대는 이재명 후보 지지세가 뚜렷했고, 60~70대는 김문수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다만, 60대에선 0.9%포인트 차이 경합 양상을 보이며 보수 유권자층 이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JTBC 예측조사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50.6%, 김문수 후보는 39.4%, 이준석 후보 7.9%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주의 회복 택한 국민
이번 대선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대통령 탄핵 사태 후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단순한 정권 교체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12·3비상계엄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송두리째 흔든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두 번째로 탄핵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를 넘어 국민이 어떤 국가 체제를 지지하는지, 그리고 정치권력의 월권에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보여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시 말해, 국민 다수가 헌정질서 회복과 민주주의 정상화를 선택한 것이다.
출구조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 평가도 나왔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출구조사 직후 "주권자 국민이 내란 정권에 대해 불호령 같은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열세나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것에 굉장히 아쉽다"며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최종 당선될 경우 보수진영 재편 가능성이 점쳐진다. 탄핵과 대선 패배, 보수 분열이라는 과거 전례가 반복되면서, 향후 보수 재정비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