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폭발', 둘째날 '주춤'..사전투표율이 말한 민심

전국 34.74% 마감..지난 대선 대비 2.19%p 하락 세종 41.16%, 대전 33.88%, 충북 33.72%, 충남 32.38%

2025-05-30     황재돈 기자
6·3대선 사전투표율이 34.74%로 마감됐다. 지난 대선 대비 2.1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충청권은 세종 41.16%, 대전 33.88%, 충북 33.72%, 충남 32.38%를 기록했다.자료사진.

6·3대선 사전투표율이 34.74%로 마감됐다. 지난 대선 대비 2.1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번 선거는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만큼, 사전투표율이 민심의 온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평가됐다.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전국 투표소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기록된 투표율은 19.58%. 사전투표를 도입한 이래 역대 첫날 사전투표 기준 최고치였다. 

이를 두고 분노한 민심이 표심으로 분출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주의 위기를 체감한 국민이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표출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틀 째인 30일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 오후 2시 기준 누적 투표율이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에 역전당하며, 첫날 열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후 6시 기준 전국 누적 사전투표율은 34.74%.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36.93%)에 비해 2.1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충청권은 세종 41.16%, 대전 33.88%, 충북 33.72%, 충남 32.38%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 누적 사전투표율은 세종 44.11%, 대전 36.56%, 충북 36.16%, 충남 34.68%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두고 사전투표가 ‘평일’에 치러졌다는 점을 주요 변수로 평가했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는 금·토요일에 치러진 반면, 이번 경우 목·금요일 평일에 진행되며 직장인과 학생 등 평일 낮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 참여가 제약을 받았다는 것. 

"내란 종식 열망 VS 선거 관리 부실 우려"

정치권에선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 다른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라고 평가했고, 국민의힘은 선거 관리가 부실했던 점을 집중 비판했다. 

김한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역대 사전투표율 2위 기록이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진행돼 투표가 쉽지 않음에도 투표에 나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내란 종식을 바라는 국민 열망을 읽었다. 행사한 주권은 ‘진짜 대한민국’을 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국민 투표가 필요하다. 6월 3일 본투표에서 내란 종식을 완성해야 한다”며 “국민의 힘으로 내란을 끝내 달라. 대한민국을 위한 한 표를 보태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많은 국민이 최근 선거과정서 드러난 관리 부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기표가 된 투표용지 발견, 투표용지 외부 유출, 대리투표 의혹 등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례가 반복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주의 출발점인 공정한 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심이 커지는 현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며 “선거 공정성과 투명성, 절차적 정당성은 어떤 가치보다 우선돼야 할 민주주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첫날 열기와 둘째 날 주춤한 발걸음. 민주주의 회복을 둘러싼 민심은 이제 본투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