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충청이 이재명 압도적 지지해야 행정수도 완성”
[인터뷰] 민주당 선대위 정부혁신제도개선위원장 “대선 시대정신은 ‘회복’.. 적임자는 이재명” “행정통합 공감대 부족, 메가시티 추진해야”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개헌보다 ‘신행정수도법 재추진’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진단했다. 단 이 같은 법안 추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충청권의 압도적 지지를 전제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부혁신제도개선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 전 시장은 30일 <디트뉴스24>와 인터뷰에서 “개헌안에 행정수도 조항을 포함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며 “개헌은 국민투표가 수반되는데, 수도권 등 반발이 이어지면 대통령 의지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했다.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완전 이전 즉 ‘수도 이전’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약속이다.
‘세종 행정수도’를 실현하기 위해 거론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행정수도 조항을 포함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위헌 결정을 받은 ‘신행정수도법’을 다시 발의한 뒤 헌법재판소 판단을 구하는 방안이다.
권 위원장은 후자가 현실적이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새 대통령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하냐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충청민이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줘야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이후 대통령과 여당이 힘을 합친다면 과거와 다른 헌법재판소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신행정수도법 추진이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행정통합? 충북 포함한 메가시티로 가야
행정전문가로서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에 대한 나름의 구상도 제시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추진 중인 ‘행정통합’은 공감대 형성도 부족하지만 목표도 불분명하다는 게 권 위원장의 시각이다. 그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넘어 충북까지 포함하는 메가시티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위원장은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메가시티 구상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충북을 배제한 통합은 적절치 않다”며 “특히 행정통합은 주민 혜택, 특례 조항 등이 담긴 특별법을 제정하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협력, 시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시대정신은 회복, 적임자는 이재명
권 위원장은 이번 대선이 갖는 시대정신을 ‘회복’이라고 압축해 설명했다.
그는 “갑자기 찾아온 조기 대선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며 “일상과 경제를 회복하고,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는 길로 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회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단언했다.
물론 지역에서는 권 위원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과 선대위 합류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흘러나왔다. 정치자금법 위반사건으로 대전시장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피선거권마저 제한된 채 자연인으로 살아가던 권 위원장에게 정치적 회생 기회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윤석열 정권’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역 정치권의 호사가들은 권 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겨 정치재개를 시도할 것이라고 떠들었다. 그가 평소 ‘신의’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었다.
사적 신의와 공적 신의는 다르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시장이 (복권을 위해) 돕고 노력해 준 것은 맞지만 그건 인간적 부분”이라며 “나는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과 시장을 한 사람이다. 사적 신의와 공적 신의가 다르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 공적 신의를 배신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 명예를 회복한 뒤, 정치여정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물론 그것이 선출직에 도전하는 일인지, 또는 다른 공적 책무를 수행하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요즘 정치재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며 “시민과 지역 언론을 계속 만나며 의견을 경청하고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복권을 받은 그는 피선거권뿐 아니라 투표권도 되찾았다.
권 위원장은 “사람들은 피선거권 회복에 주목하지만, 사실 투표권 회복도 중요한 의미”라며 “그동안 선거 때만 되면 괴로운 마음이 있었다. 출마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투표에 참여할 수 없어서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뷰 후 집 근처 사전투표소에 갈 것”이라며 “거의 10년 만에 투표하러 간다. 디트뉴스 독자들도 꼭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