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화두는 내란종식과 국민통합, 적임자는 이재명”

[인터뷰] 염홍철,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진영 결집으로 박빙승부, 방심은 금물"

2025-05-26     유솔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표명하며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맡은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디트뉴스24와 인터뷰하고 있다.  

충청권 정치원로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계엄과 내란을 종식해야 한다는 신념에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다. 

아울러 염 위원장은 내란종식을 뛰어넘는 '국민 대통합'이 이번 대선의 중요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연일 통합의 메시지를 내고 있는 이재명 후보 선거 캠페인이 정치적 셈범을 뛰어넘는 당위적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3일 한밭대 명예총장실에서 만난 염 위원장은 “이 후보는 소년공으로 시작해 인생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경험했고, 이후 변호사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쳐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따르면 이런 사람은 소수지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 역사적 과오 저지른 내란세력 단죄할 것"

염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윤석열과 결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러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그들 스스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봤다. 

때문에 "대선 이후, 보수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염 위원장의 시각. 국민의힘이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건강한 보수인사를 영입하는 등 쇄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식 선거운동기간 실시된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염 위원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진영 결집이 이뤄져 결국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이기기는 하겠지만, 일방적 승리는 아닐 것이란 예측이다. 

"민주당 행정수도 완성 공약이 가장 구체적"

대선 과정에서 충청을 방문한 후보들은 너도나도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과학 중심도시 대전’을 외친다. 구호만 난무하고 구체성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염 위원장은 “민주당 공약이 제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다”며 “행정수도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절차적 접근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선 전후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선 후보에게 공약화를 요청했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를 실제 공약에 담았다. 

그러나 관선을 포함해 세 차례 대전시장을 역임한 염 위원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시민의 폭넓은 의견 수렴 절차가 생략돼 있고, 정치권과 협의도 부족하다”며 졸속추진을 우려했다.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인터뷰 시점, 염 위원장은 “시민과 당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며 유권자 한 분 한 분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지역발전을 위해 중앙과 소통하며, 후배정치인을 돕는 정치 원로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염홍철 위원장과 일문일답.

-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대한민국은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평가하는 민주화지수에서 매년 20위 내외로 미국보다 높고, 일본과 비슷했다. 하지만 계엄령 선포로 지난해 32위로 하락했다. 이번 대선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치러 다시 한국의 민주주의를 세계가 인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국민은 이념적으로 양분돼 있다. 대립과 갈등을 완화하고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지도층부터 국민적 화합을 강조하고, 종교와 교육 분야에서도 이를 실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를 승복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자세도 확립해야 한다.”

화두는 국민통합, 적임자는 이재명

-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겪으며 극심한 이념(진영)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의 해법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 후보는 이념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정치 세력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공통된 이익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초당적 협력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사회적 불평등을 이념 갈등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인식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내세웠다. 특히 기본소득을 도입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염홍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윤석열과 결별하지 못한 국민의힘을 포함해 대한민국 보수가 대선 이후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민의힘이 대선 정국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이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기회가 있었다. 윤석열과 결별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앞세워 민주당과 대결했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윤석열과 극우 세력이 당을 장악했다. 이런 세력에 정권을 주는 것은 옳지 않고 민주당을 이기기도 어렵다고 본다."

- 대선 이후 국민의힘은 어떤 식으로 재편해야 할까.

“소위 건강한 보수라고 불리는 인사를 영입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보수가 정권을 잡기 좋은 여건을 가진 나라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건강한 보수는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없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세력을 단죄하지 않고, 그런 세력을 앞세워 다시 선거에 나서고 정치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이재명의 어떤 면 때문에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

“이 후보는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했다. 소년공으로 시작해 변호사,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역임했다.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런 유형의 사람은 비록 소수이지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자치단체장을 경험하며 국민 생활과 현장 행정을 충분히 경험했다. 여러차례 대통령에 도전하며 국가 정책에 대한 풍부한 식견도 쌓았다.”

6·3대선 충청의 역할은?

- 충청권 판세를 어떻게 예측하는가.

“여론조사상 전국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충청권은 전국 평균보다는 다소 낮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진영간 결집이 이뤄져 역대 선거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 결국 보수가 결집해 거의 박빙이지 않을까.”

- 모든 대선 후보가 충청을 찾아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과학기술 중심 도시 대전’를 공약한다. 하지만 구체성과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공약이 타당과 비교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어 보인다.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행정수도 완성’을 10대 공약에 포함시켰고, 특별법을 만들어 국회 이전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를 추진하면서 위헌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과학기술 중심 도시의 핵심은 R&D(연구·개발) 예산 확대다. 윤석열 정부의 예산 대폭 삭감에 대한 반성이 전제돼야 하고, 응용과학위주의 대덕연구단지에 기초과학분야 지원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

- 대선 과정 속에서 대전과 충남은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선 후 전망은?

“추진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폭넓은 의견 수렴 절차가 생략됐고, 실질적으로 법안을 제출할 수 있는 정치권과 협의도 부족하다. 또 대전시민은 광역시 지위가 상실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어 통합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가 들어서면 균형발전과 행정통합에 대한 정부정책이 수립될 것이다. 너무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 당초 공동선대위원장직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길래 중책을 맡게 됐나.

“처음에는 나설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당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고, 계엄과 내란종식에 대한 신념에 부합하기 때문에 승낙했다.”

- 대선이 10여 일 앞(당시)으로 다가왔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어떤 전략으로 임할 것인가.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떨리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유권자 한 분 한 분에게 다가가겠다.”

- 지역 원로정치인으로서 대선 이후 개인의 정치 행보도 궁금하다. 

“스스로 어디에 참여하고 역할을 한다기 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중앙과 소통하고 후배 정치인을 돕고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