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국힘, 너도나도 ‘반(反) 이재명’
국민의힘 소속 대권 주자, 줄줄이 출마 선언 "반 이재명 정서 기대면 필패" 당내 쓴소리도
국민의힘 소속 대권 주자들이 당내 ‘반(反) 이재명 정서 경계’ 조언과 달리 너도나도 반 이재명 전선에 뛰어든 모양새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성찰과 자성없이 ‘이재명만은 안 된다’는 식의 구호만을 외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을 통해 “누가 이재명과 싸워 이기겠는가. 누굴 이재명이 제일 두려워하겠느냐”며 자신을 대선 주자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헌재 결정문을 보면 사실상 탄핵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바로 그 사람이 대통령이 돼 입법과 행정, 사법을 움켜쥔 독재 정권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네 번째 대선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지금은 이재명이 아니라 지금은 국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아니라, 이재명부터 막아야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일갈했다.
이는 이 전 대표가 이날 대선 출마 영상에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합니다”라는 발언을 비꼰 것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전 장관 역시 지난 9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이 전 대표를 ‘피고인’으로 부르며 견제에 나섰다. 그는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대권 도전을 예고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 정권연장이 아닌 이재명 정권, 홍준표 정권 양자 택일을 국민에게 묻겠다”며 “국회 폭주에 행정부 폭주까지 이뤄지면 이 나라는 미래가 없다. 히틀러의 나라가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반 이재명 전선은 당내 경선에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이 전 대표를 상대하기에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역시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쏟아 낼 공산이 크다. 이 대표가 앞으로 공약과 비전을 발표할 경우 '이재명표 정책' 허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표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이재명표 K-이니셔티브는 결국 혼란과 파탄의 서막일 뿐"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 같은 추세를 두고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촉박한 일정을 이해하지만 단순히 반 이재명 정서에 기대어 대선을 치르면 필패한다"며 "당 소속 대통령 탄핵에 대한 성찰과 자성이 우선돼야 한다. 보수의 철학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환골탈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인사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십수 명에 달하는 함량 미달 인사가 너도나도 권력을 향해 달려드니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며 "이들의 출마 선언에는 반성도 비전도 대안도 없는 속빈 강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3차례에 걸친 대선 경선을 통해 다음달 3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대권 주자들이 대통령 탄핵 대국민 사과와 탄핵정국을 수습할 대안,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할지, 아니면 '이재명 때리기'만 몰두하는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