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수괴 풀어준 심우정 검찰..尹은 한남동 관저행
구속취소 인용 항고 포기..尹 구속 52일 만에 석방 의심 받는 심 총장..야당 일제히 비판 목소리
심우정 검찰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을 풀어줬다. 서울중앙지법 윤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 인용에 항고를 포기하면서다. 검찰은 8일 윤 대통령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보냈고, 윤 대통령은 구금 52일 만에 석방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는 이날 오후 5시 19분께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검찰이 구속기간 만료 상태서 기소를 했고, 공수처와 검찰이 독립된 수사기관이지만, 형소법이 정한 구속기간을 협의해 나눠 사용했고, 신병 인치 절차도 지키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법원 판결에도 곧장 풀려나지 못했다. 검찰이 석방 지휘서를 보내지 않고, 항고 여부를 검토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형사소송법 97조 4항에 근거해 구속을 취소하는 결정에 대해 검사는 즉시 항고할 수 있다. 또한 같은법 410조(즉시항고와 집행정지 효력)에 따라 재판부 결정에 대한 집행은 정지된다.
즉, 검찰이 즉시 항고를 했다면 윤 대통령은 풀려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항고 여부를 두고 검찰 내 갈등은 표출됐다. 대검찰청이 윤 대통령 석방을 지시했지만, 검찰 특별수사본부 측이 반발하면서 최종 결정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검찰이 윤 대통령 석방을 위해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던 구속기간을 보수적 계산하지 않았고, 기한이 지난 다음날 난데 없이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이유로 전국고검장 회의를 열고 늦장 구속기소를 결정했기 때문.
"내란수괴 석방 심우정, 검찰 독재 연장 헛꿈"
심 총장을 향한 야당 비판은 거셌다.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이날 대검찰청 앞에서 “심 총장은 구속취소 결정을 야기시틴 책임이 있고, 원인행위를 제공한 사람”이라며 “심 총장이 석방 지휘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강력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내란 수괴 석방이라는 악몽에 온 국민이 밤잠을 설치게 만든 장본인이 심 총장임이 드러났다”며 “수사팀 반발에도 항고조차 없는 석방 지휘를 지시했다”고 일갈했다.
심 총장을 향해선 “역사의 죄인이 되려고 작정했느냐”며 “정녕 내란 공범은 구속하고 내란 수괴는 풀어주는 자기 부정을 저리를 셈이냐. 심 총장이 검찰 독재 연장의 헛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역시 “심 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윤 석방 지시를 통해 그동안 숨겨왔던 ‘내란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신의 자리와 검찰 조직을 보존할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다”고 날을 세웠다.
尹 건재함 과시..관저 인근서 지지자와 악수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를 나온 윤 대통령은 오후 6시 15분께 한남동 관저에 도착했다. 관저 인근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자신이 건재함을 알리는 듯 경호차에서 내려 지지자와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아지법 재판부 용기와 결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 공주 출신에 심대평 전 충남지사 아들인 심 총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지난 2017년 형사1부장으로 재직한 인연을 갖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 의원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심 총장을 검찰총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