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월 조기 대선 대비 ‘중도 쟁탈전' 시작

권영세 "李, 친기업 보수정치인 코스프레" 이재명 "극우의힘으로 어떻게 나라 국정 책임지나" 한국갤럽, 중도층 정당 지지율 국힘 22%, 민주 42%

2025-02-24     황재돈 기자
여야 정치권이 치열한 진영 대결이 예상되는 5월 조기 대선을 겨냥해 중도층 끌어안기에 나선 모습이다. 야당은 상속세·근로소득세 개편 등 중도층을 겨냥한 정책을 내놓고, 여당은 민주당과 이 대표의 중도보수론 깨기에 주력하고 있다. ⓒ황재돈 기자.

여야 정치권이 중도층 끌어안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5월 조기 대선을 겨냥한 모습이다. 야당은 상속세·근로소득세 개편 등 중도층을 겨냥한 정책을 내놓고, 여당은 민주당과 이 대표의 중도보수론 깨기에 주력하고 있다. 

與 “李 극좌 정치인..文정부보다 좌편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각 정당 홈페이지 갈무리. 

여권은 이 대표의 ‘반도체특별법 주52시간 예외’ 적용 논란과 ‘민주당 중도보수’ 발언을 두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기업들 앞에서 ‘기업 성장이 경제 성장의 전부’라며 친기업 보수정치인 코스프레를 한다”며 “그래 놓고 곧장 돌아서면 민주노총을 만나 ‘주4일제를 해야한다’ ‘상속세 최고세율 일하는 초부자 감세’라며 반격 극좌 정치인 본색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과 이 대표가 보수정당 정책을 베낀다 해도 성과만 제대로 낼 수 있다면 뭐가 문제겠는가”라며 “남의 답안지 훔쳐보며 자기 맘에 드는 부분만 골라 베끼면 오히려 정당에서 더욱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최근까지 중도보수 타령을 하더니 어제는 당내 반발을 의식했는지 슬그머니 보수라는 표현을 내려놓았다”며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보다 더욱 좌편향이다. 기본사회는 과거 공산주의자나 떠들던 유토피아적 망상과 다르지 않다”고 공격했다. 

李 “與, 내란의힘 넘어 극우의힘”

반면,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 대표는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정체성 발언부터 ‘상속세 공제 확대’를 통한 중산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국민의힘을 '극우 프레임'으로 가두는 전략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극우 정당’으로 치부했다. 윤 대통령을 비호하며 1호 당원 징계도 하지 않고 오히려 쫓아다니고, 내란 수괴를 지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이제는 ‘내란의힘’ 이상으로 ‘극우의힘’이 된 것 아니냐”며 “극우의 힘으로 어떻게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겠느가. 정진 좀 차리길 권도한다”고 일갈했다. 

상속세 공제 확대와 관련해선 “(국민의힘이)서민을 운운하는데 (공제 상향을)주장하는 절 욕한다”며 “국민 삶을 놓고 정책 토론하는데 왜 욕을 하나. 이게 집권여당이 할 짓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권영세 비대위원장 ‘계엄 해제 표결 불참’ 발언에 “내란 동조 극우 정당임을 자인하는 발언”이라며 “어영부영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를 협박하고, 서부지법 습격을 두둔하는 등 헌정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며 “이 정도면 국민의힘은 내란 동조 극우 정당 길을 가고 있다. 당명을 극우의힘 또는 극우정당으로 바꾸라”고 말했다. 

民 중도보수론, 대선까지 이어갈까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을 결정하면 60일 내 조기대선을 치르게 된다. 헌재는 오는 25일 최종 변론을 마치고, 선고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선고까지는 약 2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사진.

민주당과 이 대표의 ‘중도보수론’은 대선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탄핵 정국에서 12·3 내란을 옹호하는 국민의힘을 ‘극우 프레임’에 가두고, 합리적인 보수층을 흡수하는 전략이 대선 정국에서 유리하단 계산이 섰기 때문. 

최근 여론 조사에서도 중도층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결과가 나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중도층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22%, 민주당 42%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포인트 하락했고, 민주당은 5%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중도 지지율 하락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섣부른 판단이라는 평가와 중도층 확장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뉜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시점에서 여론조사를 갖고 중도층이 빠져나갔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안철수 의원은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중도층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오히려 중도층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우리 당이 위험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오는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기일에서 양측 최종 의견 진술을 끝으로 탄핵심판 선고 절차에 돌입한다. 최종 선고는 약 2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인용 결정이 나면 60일 내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