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일침 "사유 불능성이 절대악의 근원"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서 ‘나치 친위대’ 관련 책 언급 ‘내란 수습 지연’ 윤석열·대통령실·국민의힘·국무위원 싸잡아 비판
박수현 국회의원(민주당.공주·부여·청양)이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치 친위대 재판 내용이 담긴 책자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나치 부역자를 소재로 한 책을 통해 윤석열 내란 수습에 피동적이고, 방해하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일부 국무위원에게 일침을 날린 것. 즉, 윤석열 내란에 ‘부역하지 말라’는 경고로 읽힌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비상계엄 관련’ 현안질의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책을 꺼내 들었다.
이 책은 유대인 학살 사건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유대인 학살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 재판 참관을 바탕으로, 엄청난 규모로 자행된 악행의 본질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나치 친위대 소속인 아이히만은 유대인을 포로수용소로 데려오는 수송책임자였다. 아이히만은 재판에서 ‘위에서 시킨대로 했을 뿐 맡은 일을 열심히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며 “그러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유죄를 선고받고 최종적으로 교수형이 집행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재판을 지켜본 독일 정치 철학자이자 저자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재판을 지켜보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대인 학살에 부역한 자들의 사유 불능성이라는 무지함이 절대악의 근원이었다. 생각의 무능이 아이히만의 죄라고 평가했다”고 부연했다.
“내란수사 절차 더디게 하는 모든 시도는 내란”
박 의원은 이 책의 소재를 현재 대한민국 내란 사태와 연결지었다.
그는 “지금 비상계엄과 탄핵에 가증스러운 위선과 거짓의 혀로 무슨말을 늘어놓더라도 비상계엄은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본 위헌이고, 내란이란 사실을 바꿀 순 없다”며 “윤석열 자신뿐만 아니라 대통령실과 여당, 몇몇 국무위원이 내란을 이어가고 있는 사실에 통곡하고 분노하게 만든다”고 일갈했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지 않는 나라’,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진 대통령이 일으킨 세계최초의 내란’이라는 해외 언론 기사 제목을 언급하며 “아시아 민주주의 모범국인 대한민국을 조롱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박 의원은 “헌법재판소 탄핵판결과 법적 처벌이 확정되는 것이 ‘내란의 종결’”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잠복한 악마를 불러내 탄핵과 내란수사 절차를 더디게 하는 모든 시도가 내란 연속적인 과정에 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을 윤석열의 1차 내란, 한덕수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하고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위헌·위법한 행위를 2차 내란으로 규정했다. 3차 내란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도 폈다.
박 의원은 “한 대행 탄핵 이후 헌법재판소 기능을 불안정한 상태로 묶어 두고자 하는 반헌법적 행태를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것이 ‘3차 내란’”이라며 “최상목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2명에 대한 선택적 임명으로 헌법재판소의 온전한 정상성을 지연시키고, 체포영장 집행에 대한 경호처 반란을 방임함으로써 3차 내란이 진행중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직격했다.
계속해서 이날 유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으며 “정부대변인으로서 정부 입장을 담은 호소문을 발표해 지난 상임위에서 질타를 받았다”며 “아이히만이 항변했던 대로 정부대변인으로서 위에서 시킨대로 했을뿐이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한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해 12월 10일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 호소문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일부 국무위원 등 고위관계자 국회 택핵소추를 힐난했다. 당시 야당은 내란 피의자인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탄핵소추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문체부의 안일한 업무를 강하게 질타했다. 문체부는 비상계엄에 따른 관광업계 피해 현황 등 의원실 자료 요구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엄령 선포 이후 문체부 내부 회의 현황 자료 요구에는 ‘자료 없음’으로 회신했다.
유 장관은 “관광분야 자료와 통계는 논의를 해도 업계에서 자료를 안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취합되니 나중에 충분한 자료를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