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박정현, 대전·충남 행정통합 두고 '설전'
박정현, 이장우 발언 겨냥해 "통합, 정치문제로 변질" 김태흠 "대권 관심 없어..큰 틀에서 노력하자는 취지"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띄운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박정현 부여군수가 “정치적 문제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27일 열린 충남지방정부회의 발언을 통해서다.
이장우 시장이 지난 달 21일 옛 충남도청사(대전)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지자체 출범 추진 선언식에서 “충청권의 현 정치인 가운데 대권을 향해 가장 근접한 사람이 바로 김태흠 지사다. 충청대망론에 대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해 우려를 표한 것.
박 군수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전, 자신의 집무실에 걸려있던 윤석열 정부 국정목표 액자를 철거하며 ‘행정통합이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행정통합' 중앙에 쏠린 재정·권한 '이양' 핵심
지방자치권 '강화' 목적, 주민 동의 과정 '중요'
김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남지방정부회의에서 행정통합의 취지를 설명했다. 시장·군수를 향한 공식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지사는 먼저 “(행정통합 추진 선언에) 박정현 군수가 (언론을 통해) 말했듯, 도민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평가에 동의 못한다. 추진할 경우 충청의 이익이 뭔지에 대해 논의하고 도민 의견을 통합하는 등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최종적으로 도민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며 “최근 민관협의체가 출범했다. 가장 큰 문제는 특별법인데 대구경북 사례를 보고 얻을 수 있는 걸 파악해가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별법에는 자치경찰권, 교육자치권을 비롯해 중앙에 쏠린 재정과 권한을 얼마나 지방으로 이양할것인지가 담겨야 한다. 충청의 미래를 준비하는 큰 틀속에서 통합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행정통합, 그릇만 키우고 내용 부실해"
이에 박 군수는 “통합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도 아니다. 방식과 추진 과정에 장애가 많다는 뜻”이라며 “김 지사께서 말한 통합 찬성의 취지는 기본적으로 충청의 힘을 모으자는 것 아니냐. 그 취지에는 매우 공감한다”고 전제했다.
다만 “지금 주민의견수렴이 굉장이 중요하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했는데 김 지사와 이 시장이 선언했을때는 사전 작업이 안됐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덧붙였다.
박 군수는 “대구경북은 지역 국회의원과 광역시도지사 모두 국민의힘”이라며 “대전과 충남은 다르다. 시도지사는 국민의힘이, 국회의원은 민주당이 압도적이다. 우리끼리 최종 결정해도 결국 국회에서 특별법으로 또 다뤄야한다. 애초부터 (민주당과) 공유하지 않으면 정치적 문제로 변질 돼 당초 목표했던 (충청권의 자치권한 확대 등) 방향으로 가지 않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지적했다.
"충청발전 위한다는 진정성·믿음 줬어야"
그는 “(행정통합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정부로서 굉장히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그 힘은 재정권에서 오는 것”이라며 “중앙이 지방 재정권을 독점하는 현 구조에서 재정권 이양을 해소하지 않고 행정통합만 한다면 그릇만 키우는거지 담을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군수는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 폭넓고 깊이 있게 노를 저어야 하는데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니냐. 이 시장이 질의응답 과정에서 지사님이 큰 뜻을 품고 대권 도전하면 돕고, 본인은 통합될 지역의 장에 출마하는 것처럼 말했다. 그말을 하지 않았다면 지사가 강조한 충청권의 이익을 위한다는 취지에 의구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군수는 특히 “이 시장이 그런 발언을 하면서 벌써 정치공학적으로 현 중앙정치권의 비상상황에 따른 여당의 분열을 예상하며 충청 지역당을 만드려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일반 시민 입장에서 충청 발전을 위해 (지역 정치권이) 무엇을 한다는 믿음을 줬어야 한다. 누가 진정성을 갖고 바라보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저는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 없다. 이 시장의 발언은 해석에 따라 (본 의도와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 (저는) 정치적으로 무슨 수를 두고 꼼수를 두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 점은 박 군수가 나를 잘 알지 않나. 큰 틀속에서 노력하자는 나의 취지를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