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대의명분 잃은 尹, 국힘 꼬리자르기 능사 아냐"
비상계엄 사태 두고 대통령·여당 자성 촉구 "입법 다수 의석 오남용한 민주당 책임도"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선 질타를 쏟아냈다. 윤 대통령 국민의힘 탈당을 요구한 한동훈 당대표에게도 "꼬리 자르기가 능사는 아니"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4일 <디트뉴스24>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두고 “얼토당토 않는 비상계엄으로 대의명분을 잃었다”고 쓴소리했다.
이 위원장은 “오히려 대통령이 주장한 민주당의 입법 독재나 횡포, 예산 삭감, 탄핵 오남용에 대해서 충분히 비판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도 날려버릴 정도로 대의명분이 없어졌다”며 “국민 입장에선 황당하고 멍청하게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가 전략적 숙고나 계산도 없이 마구잡이로 비상계엄이 필요하니까 하면 된다는 식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며 "이재명 체제 더불어민주당을 단죄할 필요가 있지만, 대통령 자충수에 그것조차 휘발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게 돼 답답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전날 전혀 비상하지가 않는 상황이었다. 대의명분이나 수단 등 적합성이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며 "내세운 명분은 날아가고, 오히려 민주당 살길을 펴주는 격이 됐다. 단죄 대상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준 대통령 책임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도 했다.
"여당, 국민 눈 호도해선 안 돼..책임 공유해야"
이번 사태에 국민의힘 책임론도 제기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촉구하는 상황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꼬리 자르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국민의힘도 책임을 같이 공유해야 한다. 현 사태가 오기까지 무엇을 했느냐"며 "책임을 떠 안는 것이 정직한 자세다. 탈당, 출당 조치는 국민 눈을 호도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상대 주저 앉히는 한국정치, 이번 사태 만들어"
다만 이같은 문제는 여야를 막론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위원장은 “한국정치가 여야를 막론하고 결함을 서로 간 확대 재생산하고, 상대를 주저 앉히면서 상처를 입혔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재명 대표도 윤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이나 김건희씨 의혹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회피하다보니, 대통령과 김 씨만 공격하면 자신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 간 결함이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거나, 민생에 몰두하기 보다 정쟁을 하다보니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법적 책임 이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 형태는 국민적 공감대나 눈높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입법 다수 의석을 오남용한 민주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대통령에게만 책임을 물어서 끝날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