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천하 비상계엄에 장병과 가족, 극도 불안감 경험
전역 앞둔 병사 제대 무기한 연기될 뻔 ... 전역자는 안도
두 어머니의 감정이 서너 시간 만에 롤러코스트를 탔다. 바로 며칠 전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청년의 어머니는 깊은 안도감을 보인 반면, 이번 주 금요일 전역을 앞둔 청년의 어머니는 제대 말년인 아들이 제때 전역하지 못할까 뜬눈으로 밤을 세웠다.
부모는 물론 당사자도 롤러코스트를 타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9일 18개월의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김 모 군은 지난 밤사이 이루어진 일이 꿈만 같다.
전역해 다행이란 생각과 함께 ‘혹시 재입대 하라는 통보가 오면 어쩌나’ 싶어 노심초사 하며 밤새 진행된 뉴스를 시청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김 군은 “제대 동기들과 긴박하게 연락하며 아직 군 생활에 임하고 있는 후배들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달 중 전역을 앞고 있는 왕 모 군의 어머니 이 모 씨는 서울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렸다. 지금껏 무탈하게 군 복무를 해 이제 전역이 목전인데 전역이 기약 없이 미뤄질까 노심초사했다.
이 씨는 “계엄 상황에서 군인은 돌발 상황을 맞게 되고, 언제 어느 때 어디론가 차출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펑펑 울었다”고 지난밤을 회고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 68년 김신조 일파 청와대 습격 사건이 발발했을 때, 모든 전역이 중단되고 사병이 수개월씩 복무를 연장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런 상황이 재현될까, 싶어 초조하고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군 입대를 앞둔 청년과 가족, 직업군인과 가족도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긴장감에 휩싸인 건 마찬가지였다. 복무 중인 장병과 연락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도 계엄 선포에 큰 충격을 받은 거로 추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