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에 비친 계엄군, 강경하지 못했던 이유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이라지만~ 명분 없는 짓으로 인식한 듯
3일 밤 대통령이 누구도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을 돌연 발표한 후 계엄군이 국회로 투입됐다. 일부 헬리콥터와 장갑차가 국회 주변에 배치된 영상과 사진이 온 국민 앞에 공개됐다.
실제로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과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280여 명의 정예군이 무장 상태로 국회로 긴급 투입돼 출입을 통제하고 국회로 진입하는 모습이 전 국민 앞에 생중계됐다.
그러나 의아스러운 건 특수부대원으로 구성된 계엄군이라기엔 그들의 행동이 썩 민첩하거나 단호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 보좌관이 주를 이룬 대응 세력이 집기를 쌓아 벽을 치고, 소화기를 분사하며 진입을 막았는데, 이를 뚫지 못했다.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원이라기엔 전투력이 다소 엉성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창을 깨고 국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민첩한 특수부대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특수부대의 막강한 전투력은 다수 국민이 익히 잘 알 정도로 위력적이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명령에 따라 작전에 투입은 됐지만, 원치 않는 동원에 마지못해 명령을 따른 모습이 역력했다. 그들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을 통과시켜 계엄이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자, 계엄군은 차분히 국회를 빠져나가 부대로 복귀했다.
이러한 장면을 장시간 TV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지켜본 시민은 계엄군이 과거 계엄 때 보인 행동과 사뭇 다르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억지로 동원됐을 뿐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으로 시민에게 위해를 가할 뜻이 없던 거로 비친다.
이와 관련 다수 시민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 A 씨는 “특수부대원이 기물로 샇은 벽을 뚫지 못하고, 소화기 분사에 진입을 못 했다는 건 의외다”라며 “다수 국민과 같이 명분 없는 계엄이라고 생각하고 작전 수행 수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민 B 씨도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거로 본다”라며 “이들이 화력을 앞세워 강경 대처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는 거만으로도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공주 청양 부여)의 페이스북에는 계엄 해제 직후 셔터를 내린 계엄군을 향해 “내란죄 공범이 될 수 있다”라며 문을 열라고 말하자 순순히 셔터를 올리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