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행감 어록, 구설 오른 '말말말'
[말말말] 감사 취지 무색한 칭찬, 엉뚱한 지적과 답변
대전시정 1년을 톺아보는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막을 내렸다. 구설에 올랐거나, 행감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말’들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정치력과 능력, 모든 부분을 갖고 이끌어가고 있어”
11월 15일 박종선 의원(국민의힘·유성1)이 피감기관인 시설관리공단 이상태 이사장에게 내린 평가. “당초 이장우 시장이 정치인 출신 (이사장)을 왜 임명했을까하는 의문을 가졌다”고 고백한 이후 한 말. 박 의원은 과거 공단이 직원간 갈등과 반목을 겪었지만, 그의 뛰어난 능력 덕에 모든 것이 해소됐다고 칭찬일색.
이 이사장은 지난 1995년부터 정치에 입문한 5선 대전시의원으로 박 의원의 까마득한 선배. 선배 정치인에 대한 예의를 왜 행감장에서 표명하냐는 싸늘한 반응. 행정사무감사 본연의 목적이 집행부 견제·감시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평가.
"(공립유치원이) 시민 눈으로 볼 때 비효율적, 세금낭비"
11월 15일 민경배 의원(국민의힘·중구3)이 공립유치원이 사립유치원 대비 원아수가 적지만, 교원수는 많다고 지적하며 한 말. 이후 교사노조는 민 의원 발언 규탄 성명을 발표. 교사노조는 "공교육을 경제 논리, 행정편의로 평가하는 것은 공교육을 망치는 일"이라며 의원 사과를 요구.
그러자 민 의원이 반발하며 20일 공식 회견을 열고 교사노조 성명을 "발언 취지를 심각하게 왜곡 유포하는 무도한 행위", "악의적 의도"라고 규정. 최근 <대전 KBS>가 대전시의 옛대전부청사 스타벅스 유치 관련 법령 위반 논란을 보도하자, 이장우 대전시장은 "악의적 보도"라며 발끈. 불편한 보도나 비판적 시각을 오보, 왜곡 등으로 폄하하는 행위가 더 '악의적'이지 않은지.
“세종마크가 (대전)시청을 많이 지나가니 시민이 거부감”
11월 12일 송인석 산업건설위원장(국민의힘·동구1)이 교통국 행감에서 “대전시청 앞에 세종마크를 달고 다니는 버스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하며 한 말. 그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 버스는 대전과 세종이 지난 9월 추진한 광역버스 M1으로, 세종 누리동에서 출발해 대전 둔산동 정부청사까지 잇는 노선.
송 위원장이 집행부에 조정을 요구하자, 담당국장은 "충청권 광역 메가시티 건설 취지"라고 답변. 수도권을 비롯해 많은 지자체가 '광역생활권 구축'을 강조하고, 우선 순위로 '교통망 연결’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송 위원장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대다수. 버스에 대전마크가 큼지막하게 들어갔다면 불편하지 않았을 수도.
"좋은 취지 제도인데, 반대적으로 문제점이 있는지."
11월 7일 이용기 의원(국민의힘·대덕3)이 기획조정실 행감에서 한치흠 기조실장에게 주민참여예산제를 물으며 한 말. 이 의원은 이어 "소수 개인이나 단체가 예산을 독점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중략)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도리어 질문.
주민참여예산제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싶었다면, 문제점을 명확히 짚고 대안까지 마련해 왔어야.
"대전시 도와주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게 아쉬워."
11월 11일 이병철 의원(국민의힘·서구4)이 신뢰성을 담보하지 않은 민간 지표(도시브랜드평판)를 과도하게 홍보하는 것이 대전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자 이장호 대전시 대변인이 한 말.
이 의원이 신뢰도 검증 여부를 묻자 "유튜브가 검증을 다해서 유명해지고 그런 건 아니지 않느냐", "시민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어떻게 보면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 같다"는 어불성설 답변으로 일관.
이 의원은 14일 명품디자인담당관 행감서도 시의 부적절한 행태 연일 질타. 이 의원은 "자체적인 분석 방법을 공개하거나, 타 업체 평판 조사를 의뢰해 객관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