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유치 실패’ 옛 대전부청사 활용 원점 회귀

지역 브랜드 팝업·전시·공연 공간 활용 사전 검토 부족, 행정력 낭비 요인 지적

2024-11-19     한지혜 기자
대전시 첫 시청사이자 옛 부청사 건물 복원 조감도.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수 개 월 간 추진한 옛 대전부청사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유치가 불발됐다. 입점 가능성 유무, 글로벌 시장 흐름 파악 등 사전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장우 시장은 19일 오후 시청 2층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미국 시애틀 본사 방문 후 실무 회의, 현장 실사 등을 거쳤으나 고민 끝에 유치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내년 하반기까지 전문가와 시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가칭) 헤리티지 대전 1937’ 복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옛 대전부청사 건물 매입 결정을 내리고, 지난 5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매입, 복원에 드는 비용 은 약 440억 원. 이후 이 시장은 지난 6월 미국 국외출장에서 시애틀을 방문한 뒤 글로벌 커피체인점인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고급매장 적자폭, 수익성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후 최종적으로 로스터리 매장 추가 개점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방침을 전했다. 올해 3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 경제악화로 인한 글로벌 커피 시장 위축 및 저가 선호 분위기 전환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이 시장은 “미국 본사 승인까지 2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 사실상 리저브 로스터리 신규 매장 증설을 중단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더이상 추진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원형 복원, 보수, 활용 등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가 내세운 유치 사업 중단 이유를 두고 사실상 사전 검토 절차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무 협의와 사전 준비 등으로 인해 수개 월 간 행정력이 투입됐기 때문.

초기 유치 제안 시 이같은 내용을 고려하지 않았는지 묻는 언론의 질문에 이 시장은 “초기에는 내부 방침을 확인할 수 없었고,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한 것을 협의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답했다.

복원 절차 착수, 편집숍·문화예술공간 구상

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시 첫 시청사 활용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시는 올해까지 해체와 복원 관련 기초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시민과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2026년 운영 콘텐츠를 확정할 계획이다. 개관 예상 시기는 2027년이다.

1층은 과거 충남도 상품진열장으로 사용된 역사성을 고려해 지역 기업과 브랜드 팝업 전시장, 편집숍, 소비공간 등으로 기획했다. 2층은 대전의 근현대상공업, 대중문화 등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실과 지역 예술인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층고가 높은 3층은 공회당 내부 모습을 재현해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홀로 구상했다.

이 시장은 “어떤 콘텐츠로 채우든 원도심 경제활성화를 위한 편의시설 입점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계획”이라며 “전문가와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공공성과 경제적 활용 균형을 이룬 활용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