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계획·인프라 전무, 공주 KTX 역세권 개발 장기 표류

유휴부지에 '기회발전특구' 도전했다 포기 기본 인프라 '부족' 대기업 투자 '무산' 시 차원 개발 계획 수립은 '깜깜'

2024-11-19     김다소미 기자
공주역 전경. 자료사진. 

KTX공주역 역세권 활성화 방안이 공전하고 있다. 그동안 핵심 사안으로 여겨졌던 ‘유휴부지 활용안(역세권 개발)’을 두고 공주시는 이렇다 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역세권 개발을 위해 유치한다던 대기업 산업단지 조성도 워낙 기본 인프라가 전무한 탓에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와 도가 수립했던 ‘역세권 개발계획’은 행정중심복합건설청(세종, 행복청)의 광역 도시 계획과 사업의 유사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2022년 폐지된 바 있다.

반면 시가 계획 폐지 이유의 하나로 내세운 ‘(공주시와 행복청간의) 사업 중복’에 대해 행복청은 불편한 기색이다. 행복청의 광역 도시 계획은 애초에 공주KTX역세권 개발의 핵심인 ‘유휴부지 활용’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청의 계획안은 말 그대로 충청권 전반에 대한 전략과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차원으로, 세부적인 역세권 개발은 시 자체적으로 세워야 하는 사안이다. 행복청이 예산을 지원할 법적 근거도 없다. 

공주시청 전경. 

대기업 유치로 ‘기회발전특구’ 노렸지만..


시는 당초 역 유휴부지에 대기업을 유치해 역세권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역이 위치한 이인면을 지역구로 둔 윤구병 시의원(국민의힘·다선거구)은 지난 1월 9일 제250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세종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KTX세종역 설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우리 KTX 공주역에 반가운 소식도 있다. 대기업이 역 인근에 50만 평 규모의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인데, 실제 성사될 경우 공주시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는 만큼, 공주시는 충남도와 긴밀하게 협의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공주·부여·청양에서 국민의힘 총선 주자로 나섰던 정진석 현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3월 10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역 주변 165만m²(50만 평)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면서 “지금 (모 기업과 유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김태흠 충남도지사와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유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대기업 투자가 무산되면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발표한 충남 5개 시군 기회발전특구에서 최종 제외됐다. 특구 지정의 사전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충남도 자체 타당성 용역의 평가과정에서 시가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기반시설이 워낙 부족한 곳이기 때문에 대기업도 선뜻 투자를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 유치가 안되니 특구도 지정이 안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구역 대부분이 농업진흥구역으로 묶여 있어 여러 행위가 제한된다. 공주역을 지나는 기차가 물류 수송 전용도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이점이 안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설명한 농업진흥구역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시가 개발계획을 수립하면 도를 거쳐 최종 농림부에 승인 요청이 접수되는 방식이다.

현 유휴부지가 농업진흥구역으로 묶여 개발 행위가 제한된다지만 시가 개발 계획을 수립하면 도의 협조를 받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SNS·방송 등 홍보 치중, 유휴부지 활용안 전무


이 같은 상황에서 공주시를 지역구로 둔 박기영 도의원(국민의힘)은 지난 2월 도의회 차원에서 ‘KTX 공주역 역세권 개발 및 활성화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도의회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에 건의안을 전달하고 이행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의회가 채택된 건의안의 추진상황 자료를 살펴보면 관광투어 상품 개발 운영과 각종 매체를 활용한 홍보 활동 계획에 치중돼 있다.

그동안 시를 비롯한 도 집행부는 ▲팸·관광투어 상품 개발 및 운영, 방송·SNS 활용 홍보 지속(2015) ▲런닝맨 등 방송 3회(2017) ▲KTX공주 테마역 플랫폼 조성(2019) ▲공주-부여 연계 대중교통 편의 개선 지원 ▲행복도시~공주KTX~탄천연결도로(2023, 예타 착수) ▲진입도로 선형개량 준공(2023) 등을 추진했다고 명시했다.

이마저도 역 인근 부여군과의 연계 대중교통 편의 개선 지원 사업은 2017년과 2020년 진행됐지만 이용률 저조로 운영이 중단됐다.

공주시의회도 세종역 설치 계획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 구체적인 개발 계획과 관련한 요청이나 촉구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