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특화’ 노렸던 청양 산단, SK 입주 한발짝 못 나가는 이유 

청양 첫 일반산단, 내년 착공 예정 유치 메인 기업으로 내세웠던 SK E&S 정부 '수소산업' 기조 바뀌며 신규 사업 '불투명'

2024-10-17     김다소미 기자
'수소특화'로 설계된 청양군 첫 일반산업단지의 조감도. 자료사진. 

윤석열 정부의 ‘원자력’ 중심 전력 에너지 정책이 청양군에 건립 중인 일반산업단지(비봉산단) 기업 유치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내년 착공 예정인 비봉산단은 군 최초의 산업단지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면서  ‘수소특화’라는 메인 산업 분야를 내걸고 SK E&S의 입주를 추진해왔다. 2020년부터 SK 입주를 위해 다각도의 소통 채널을 통한 업무협약까지 체결한 상황이다. 

충남도도 이를 뒷받침하며 공업용수 공급 등 산업 인프라 전반이 약한 군을 위해 ‘지하수 저류댐 설치’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기존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달리 이번 정부 들어 ‘원자력’ 중심의 전력 수급 계획이 세워지면서, 산업계 전반의 수소 생태계는 좀처럼 규모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기조는 인구가 3만 명에도 못 미치는 청양군에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 군과 SK는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의욕은 상당하지만, 수소 산업계 전반에 걸친 축소 분위기에 신규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소특화'로 설계된 청양군 첫 일반산업단지의 구성도. 청양군 제공

보령 화력서 생산된 ‘전력’에서 ‘수소’ 추출
청양 ‘수소 전력’ 생산 꿈..언제 이루나 
전력 입찰 시장 ‘수소 연료’ 비중 크게 줄어 


군의 경우, 작은 지자체의 미래 먹거리가 달린 비봉산단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투자유치과를 신설하며 적극적인 유치 자세를 취해왔다. 

비봉산단은 연내 개통 예정인 서부내륙고속도로 청양 신규 IC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다. 비봉면 신원리 일원 22만 평에 1086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민간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유치업종은 수소연료전지 관련업, 친환경차 부품, 기계 및 전기장비, 고부가 정밀화학 등이다. 

특히 군과 SK의 당초 계획은 SK의 LNG 배관을 비봉산단까지 연결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 배관을 통해 단계별 조기 폐쇄가 예정된 보령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에서 추출한 수소를 청양까지 공급해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발전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정부 방침에 다른 전력 입찰 시장에서 ‘수소 연료 전지’ 비중이 크게 줄었다. 정부의 원자력 중심의 전력 수급 계획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도 일정 부분을 차지하지만 11차 전기본 초안에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1.6%(재생에너지 18.7%)로 정했다. 이는 4년 전인 9차 전기본에서 30.2%, 2년 전인 10차 전기본에서 21.6%였고 이번에는 지난 10차 전기본과 수치가 동결된 것. 

2037년 이후에는 신규원전 3기 건설과 소형 원전인 SMR 1기 건설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탄소중립’ 이미 세계적 추세..충남, 산업계 대전환 예고 


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도 충남도는 산업계의 대대적인 ‘탄소중립’ 글로벌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다.

정부의 ‘원자력’ 중심 에너지 수급 계획과 달리 세계적 수소 산업 생태계 활성화 추세에 맞춰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충남은 그동안 전국 총 59기 화력발전소의 29기가 몰려 탄소배출량 1위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김태흠 지사는 민선8기 취임 직후 ‘탄소중립’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며 산업, 문화, 기후 분야에 걸친 전환이 이미 시작됐다. 

청양군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SK E&S의 입주 확정이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해 “정부 방침이 화력은 점차 폐쇄시키고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키우는 방침에서 원자력을 활성화하는 방침으로 변화한 것”이라며 “수료연료 전지는 신재생에너지의 일부에 속해 있는데, 쉽게 말해 수소로 먹고사는 파이가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업이 무산된 것은 아니고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이다. 비봉산단은 SK 이외에도 여러 기업 유치를 위해 기업 관계자와 수시로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