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만난 韓·獨 진출 글로벌 기업들···“산업계 탄소중립 추세”
'외자 유치' 김 지사, 11일 독일서 기업인들과 간담회 충남 진출 외국 기업들 '인력·부지' 확보 어려움 토로 EU 탄소중립 규제 강화, 정부 차원 뒷받침 필요
대규모 외자유치를 위해 이태리와 독일을 순방 중인 김태흠 충남지사가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프루트 슈타이겐베르거 호텔에서 충남 도내 진출한 외국기업, 독일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연이어 만나 적극적인 투자 요청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의 추세를 논의했다.
특히 양국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유럽 산업 시장의 ‘탄소중립’ 트렌드를 전하며 이에 따른 중앙정부와 충남도 차원의 대응을 요청했다.
전 분야에 걸친 탄소중립은 김 지사가 주력하는 핵심 의제다. 그는 “기업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속도감 있게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기업이 ‘탄소중립’과 관련한 향후 정부와 충남도 차원의 방향성에 의문을 갖는 데에는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가 생산한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추정치에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로서, 철강과 알루미늄 생산 분야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산림규정 환경 규정’이 시행 중으로, 앞선 제도와 마찬가지로 EU로 수출하는 제품이 생산된 지역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산림을 훼손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하는 규정이다.
한국타이어 유럽법인의 경우 원료가 고무나무에서 생산된다는 점에서, 관련 규정을 강하게 제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진출 외국 기업 ‘인력·부지’ 확보 지원 요청
기업 차원 ‘탄소중립’ 앞장 약속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먼저 충남에 진출한 ▲에드워드(영국) ▲파이퍼베큠(독일) ▲프로틱스(네덜란드) 등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충남은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제자유구역을 5곳 조성해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토비아스 뷰트너 파이퍼베큠 총괄제조책임자는 “전 세계 많은 곳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장담할 수 있는 건 충남의 행정서비스 지원이 다른 지역과 여실히 차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라며 “다른 아시아와 미국 등을 살펴봐도 관이 진두지휘하며 지원해 주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김 지사께서 주력하는) 탄소중립 실현과 관련해 기업 차원에서 관심이 많다. 탈 탄소에 매진하고 있고, 탄소중립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대학과 연계한 인재 확보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로틱스의 베리그레이링 재무총괄은 “우리는 다른 외투기업과 달리 친환경적인 업사이클링을 통해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 농업 기업이다. 곤충에서 단백질을 채취해 사료나 다른 식재료에 원료를 사용한다. 아직 소규모이지만 전 세계적인 세를 확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베리그레이링은 “한국에서 폐기되는 식자재에 대한 기준이 잘 정립돼 있다. 우리 회사 업무상 수거 전문 업체와 협업이 중요한데 현재 상호보완이 되는 공생관계가 잘 구축됐다. 자연 친화적인 식생 회복을 지향하는 우리 회사를 믿고 여러 부분 배려해 줘 고맙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지사는 “충남도가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가는데 있어서 프로틱스와 같은 기업의 가치와 기술 분야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라며 “앞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소통하며 방법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EU에 부는 ‘탄소중립’ 바람 “제약 점점 커져..정부 차원 대응 필요”
유럽본부를 독일에 두고 있는 한국타이어 허문환 상무는 “대전과 금산에 생산공장이있다. 최근 대전공장 일부가 소실됐지만 복구에 노력하고 있다”며 “타이어 분야의 경우 산림 전용 환경 규정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규제가 점점 강해지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당진에 공장을 둔 현대제철 장영훈 실장은 “올해초부터 연말까지 탄소국정조정제도 전환 기간이다. 역설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게 돈이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큰 철강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기 등이 최종 완제품 가격과 직결되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완제품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태형 코오롱 인더스트리 유럽법인장은 “서산 대산산단에서 석유수지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품질은 월등한 수준”이라며 “다만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부분을 신재생, 바이오 쪽에서 커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언더2연합’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공동의장임을 언급하며 “탄소중립과 관련해 타 지역보다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대응해줘야 하는 부분”이라며 “관료를 비롯한 모든 공무원이 이 같은 의제에 대해 시급하게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언더2연합은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국제연합으로 2015년 12월 설립돼 43개 국 258개 지방정부가 가입·활동 중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 회의까지는 언제까지 탄소중립으로 가느냐의 문제를 두고 시기를 정했다면 최근 들어서 그 목표를 어떻게 실현할 건지에 대한 방법 제시를 압박하고 있다”며 “특히 메탄 분야의 강한 규정이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