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남발 尹, 野 협치 필수 4+1개혁 ‘가시밭길’
尹 "쉬운 길 가지 않겠다"..국회 협조 요청 野 "윤 대통령 자화자찬 국정브리핑" 혹평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취임 후 두 번째 국정브리핑을 통해 ‘4+1 개혁’ 의지를 밝히며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각종 법안에 잇단 거부권을 행사한 터라, 야당의 적극적 협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국회서 법 제정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기에 대통령 협치 의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을 열어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에 저출생 대응을 더한 4+1 개혁 추진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은 대한민국 생존과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 과제”라며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국민께서도 나라 미래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한 번 더 생각해 주고 정부 노력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22대 국회가 근본적 개혁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 구상 연금개혁 방향을 설명하겠다”며 “연금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국회도 논의 구조를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협조를 당부하면서도 ‘영수회담’은 사실상 거부했다. 여야 간 소통과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해서 문제가 금방 풀릴 수 있다면 열 번이고 왜 못하겠느냐”며 “일단 여야 간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하고, 이렇게 해서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금 인사청문회나 다양한 청문회를 바라보고 있으면, 제가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와 너무 달라 저도 깊이 한번 생각해보겠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같이 국회를 바라볼 때잘하고 못하고는 둘째고, 국회가 정상적 기능을 해야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민주당 "불통과 독선, 오기만 재확인"
조국혁신당 "차라리 아무 일도 벌이지 마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날 윤 대통령 브리핑을 혹평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브리핑 직후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민생과 의료대란으로 일반 국민 불안과 고통에 대해선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일방통행식 국정브리핑·기자회견이 진행됐다”며 “윤 대통령 불통과 독선, 오기만 재확인했다”고 일갈했다.
조 대변인은 “대통령이 밝힌 4대 개혁 방향도 추상적이고, 말만 버드르르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연금개혁 방향도 국민이 바라는 소득보장 강화 방안을 찾을 수 없다. 대통령이 말하는 개혁은 국민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영수회담 발언에는 “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암담하기만 하다”고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날 브리핑은 참담하다. 이미 시작된 의료대란으로 국민은 불안, 초조, 홧병에 시달리는데, 윤 대통령은 혼자만 딴 세상에 사는 듯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의료시스템에 더해 국민연금과 교육, 노동까지 다 망가뜨리고 싶은 것이냐”며 “민심은 윤 대통령에게 ‘차라리 아무 일도 벌이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무혐의 결정'과 관련해 가족과 관련된 일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 맞다"며 말을 아꼈다.
해병대원 특검 필요성에는 "수사기관이 꼼꼼히 수사했고, 많은 국민이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본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