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한밭대 글로컬 사활...통합 합의문 추후 제출

국립대 올해가 마지막 기회(?) 통합 교명은 충남대, 유사·중복학과 통합 및 동일 캠퍼스 배치

2024-08-23     이미선 기자

충남대학교와 한밭대학교가 통합 관련 합의문을 추가 제출, 글로컬30 사업 선정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단, 해당 합의문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은 것이 아니어서 또 학내 반발이 예상된다. 

23일 오용준 한밭대 총장은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도출된 양교 합의문은 최후의 순간까지 우리 대학의 지속가능성과 발전을 위한 치열한 전략적 고민과 협상을 지속해 얻은 결과"라며 "합의문이 한국연구재단에 제출됐음을 어제(22일) 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합의문은 대면 심사(21일) 다음 날 추가 서류들과 함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도부터 통합 시도와 불발을 반복하던 두 대학이 올해는 막판까지 통합 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까지 지원되는 글로컬30 사업 선정이 국립대로서는 올해가 마지막 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충남대에서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한 의원이 "(한밭대와) 협상 후에 우리 대학이 단독 혁신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라는 물음에 조철희 기획처장은 "없는 것으로 어제 교육부에서 통보했음. 국립대학은 내년에 기회가 없다고 하였음"이라고 답했다. 

통합을 기반으로 한 글로컬30 사업에 예비 지정된 데다 내년에는 국립대 단독으로 선정이 어렵다는 전망이 겹치며 두 대학의 막판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와 한밭대의 통합 관련 합의문. 두 대학 총장의 직인이 찍혀 있지는 않다. (충남대 누리집 갈무리)

문제는 해당 합의문이 대학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것. 특히 충남대에서는 김정겸 총장이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며 "구성원을 배신한 총장은 사퇴하라"는 주장이 벌써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 올라온 두 대학의 합의문은 ▲통합대학 교명은 충남대학교로 한다 ▲2028년까지 유사·중복학과 50%를 통합하고 동일 캠퍼스에 배치한다. 나머지는 2031년까지 통합을 달성한다 ▲통합 후 졸업하는 학생은 차별 없이 통합대학의 학칙에 따라 졸업을 수여 받는다 ▲통합대학교의 역사는 한밭대학교의 역사를 포함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단, 두 대학 총장의 직인은 찍혀 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강제적 학과통합은 없다 ▲강제적 학과 재배치는 없다 등을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충남대 교수회와 총학생회 등은 "온라인상에서 합의문을 확인, 대학 본부 등으로부터는 들은 바가 없다"면서 "정확히 확인 후 입장문 발표 및 대응 방안 등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충남에서는 충남대·한밭대 외에 한남대, 대전보건대, 건양대, 순천향대가 글로컬30 사업에 예비지정됐으며, 본 지정 결과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