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면 포기 선언해라, 이완섭·성일종 찾아가겠다”
대산읍 주민들 사회공헌 약속 미이행에 “지쳤다” “협약서 함께 서명한 시장 국회의원도 책임져야”
충남 서산 대산공단 HD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석유화학 기업이 사회공헌사업인 ‘안산공원조성’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주민의 인내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주민은 급기야 서산시와 지역 국회의원에게 원망의 화살을 쏘고 있다.
한일희 대산읍발전협의회장은 “우리 마을은 이제 회의만 하면 안산공원 얘기로 시작해서 그걸(안산공원)로 끝나다 보니 마을 분들이 화가 치밀어오르다 못해 지쳐가고 있다”며 “차일피일 자기들끼리 미루지 말고, 못 할 거면 깔끔하게 못 한다고 해야 우리도 다른 길을 찾는다”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HD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에너지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4개 대형 유화기업이 사업을 이행할 의지가 없으면, 차라리 백지화를 선언하라는 입장이다.
계속해서 기업에 끌려다닐 바에는 차라리 서산시와 지역 국회의원에게 근본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시비나 국비로라도 해당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2017년 기업과 안산공원 조성협약을 맺을 때 이완섭 시장과 성일종 의원이 함께 사인했다. 그들도 함께 사업을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기업을 포기하면 이 시장과 성 의원을 찾아가 사업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간 협약이었기 때문에 ‘숟가락을 얹은’ 자치단체와 정치권도 공동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협약은 당시 시와 정치권이 공조해 기업의 사회공헌을 촉구한 사례지만, 결실이 없다 보니 함께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2월 대산읍을 찾아 진행한 시민과 대화에서 “안산공원은 올해(2023년) 8월 착공 예정으로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이 됐다. 이어 1년 만인 올해 1월 다시 이곳을 찾은 이 시장은 “기업이 안 하면 시 예산으로라도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기업에 약속 이행 최후통첩을 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기업들은 사업비 분담금 액수조차 정하지 않고 있다. 큰소리는 쳤지만, 해당 사업과 관련해 서산시는 아무런 계획조차 잡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진행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 (시장) 지시사항도 없고,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과 접촉은 안 하고 있으며 대신 대산읍발전협의회를 통해 대략적인 내용만 전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성일종 의원(서산 태안) 측도 상대가 민간기업인만큼 공식적으로 별다른 안이나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산공원과 관련해 대산공단협의회와 성 의원의 마지막 공식 만남은 2021년 12월 의원실에서 진행한 회의가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