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월요일 아침, 뇌졸중 심장마비 ‘참으세요’
서산의료원 심뇌혈관센터 주말 진료 공백 서울대병원 교수 파견 애초 계획 절반그쳐
지난해 문을 연 서산의료원 심뇌혈관센터가 주말엔 진료하지 않아 반쪽짜리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지적이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골든타임(적기)이 두세 시간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인력충원 등을 통한 운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산의료원 심뇌혈관센터는 충남서북부 권역인 서산, 당진, 태안 지역 미충족 필수의료서비스인 심·뇌혈관 질환자에 대한 적기 치료를 목표로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센터는 애초 서울대병원과 공공임상교수제도를 통해 6명을 파견받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파견 인원은 지난 5월 파견된 내과 박성준 교수를 포함해도 3명에 불과하다.
개소 당시 충남도와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배포한 ”센터에 총 7명의 의사가 근무하며, 이 중 서산의료원의 자체 인력 1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 모두가 서울대병원에서 파견된 의사들”이라는 홍보내용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나마 파견 서울대교수 3명 모두 주중 3~4일만 서산의료원에서 근무하고 주말엔 서산을 떠난다.
시정이 이렇다 보니 금요일 퇴근 이후부터 월요일 출근 전까지 심뇌혈관센는 사실상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주말엔 적기 치료가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24시간 어디서나 심뇌혈관질환 걱정 없는 건강한 일상’을 목표로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안(2023~2027년)을 내놨다.
복지부가 내놓은 심뇌혈관질환 골든타임은 심근경색 120분, 뇌졸중은 180분이다.
태안군 안면읍 고남면 영목항이나 이원면 내리 만대항에서 서산의료원까지는 차로 1시간 남짓 소요돼 적기 치료가 가능하지만, 천안이나 서울까지는 심혈관질환 골든타임인 2시간을 훌쩍 넘겨야 갈 수 있다. 배를 타고 아와야 하는 도서지역은 그래서 의료원이 더 필요하다.
인력과 장비부족으로 수술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있다.
지난해 개소 이후 센터에서 진행한 수술은 한 한 건도 없고 대신 단순 혈전 용해제 투입 등 응급처치와 시술 사례 50여 건 정도가 전부다.
서산의료원은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인근 대학병원 의료진을 충원한다는 계획이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대병원도 인력이 부족해 추가 파견에는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견 인력에 대한 ‘합당한 대우’도 문제다. 현재 서울대 파견교수는 서부발전 농어촌생생협력기금으로 인건비를 보조해주고 있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서산의료원 관계자는 “중대 수술도 가능한 영상의학과를 포함해 두세 명 정도 더 의사를 초빙하려는 계획은 갖고 있지만, 안 그래도 지방에서 의사를 초빙하기 어려운데 의사 증원 문제가 겹쳐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