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한다
신속 복구만이 답이다
유등교 상판이 침하 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육안으로 봐도 확연히 구분될 만큼 20~40㎝가 가라앉았다. 하루 5만 4000대의 차량이 다니는 교량이 장마에 주저앉았으니 보고도 믿기 어렵다.
이유를 들어보니 가라앉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등교가 가설된 것이 1970년도라고 하니 준공된 지 54년이 지났다. 54년간 하루 수만 대의 차량이 그 위를 오갔으니, 상황이 짐작된다.
사고 발생 하루만인 11일 대전시가 진단한 결과, 전체 24개의 교각 중 일부가 뒤틀려 상판이 침하한 거란다. 교각이 침하한 원인은 장마철 거센 물줄기가 교각 하부를 깊게 패게 해서 그렇단다.
간단히 설명하면 잇몸이 부실해지니 이가 부실해진 거다. 교량을 보수하는 데는 3년의 세월이 소요될 것이라 하니 큰 문제다. 그 다리가 통행량에서 대전 시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니 염려스럽다.
서대전네거리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뻗은 계룡로와 남쪽으로 뻗은 계백로는 대전의 핵심 축을 이루는 교통망이다. 그런 계백로 한가운데 있는 교량이 당분간 통행 제한을 해야 하니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대전시는 보수와 신축 등을 놓고 다각적인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당분간 주변의 태평교, 가장교, 도마교, 버드내다리 등으로 차량을 우회시켜야 할 형편이다. 출퇴근 시간마다 대혼란 발생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 상반기까지 서대전IC에서 대전 시계(市界)까지 도로 확장 공사로 불편을 겪고 있는 논산 방면 출·퇴근자들은 유등교 통행 제한까지 겪어야 하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인접한 다리로 우회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먼 거리를 돌아야 하는 건 물론 차량이 뒤엉켜 혼란이 커질 게 분명하다.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겪어야 할 불편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출·퇴근자 뿐 아니라 도마큰시장을 비롯해 인접한 상권의 위축도 크게 염려된다. 도마동에서 유천동까지 지척의 거리를 멀리 돌아다녀야 하니 그 불편이 오죽하겠나. 답답하기는 모두가 마찬가지다.
대전시는 재바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진단을 서두르고 정확한 방법을 찾아내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대한 빨리 복구하고 차량 통행을 재개해야 한다.
매년 뉴스를 보면 수해 복구가 다음 해 장마철까지 끝나지 않아 낭패를 보는 사례가 보도된다. 굼뜬 행정 탓으로 본다. 수해복구가 다음 해 장마철까지 완료되지 않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
유등교는 대전에서 손꼽히게 많은 통행량을 보이는 다리다. 이 다리의 통행 제한이 길어질수록 시민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것도 이루 헤아리기 어려운 수의 시민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제발 당부컨대 사업에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 안전만 담보된다면 어물쩍거릴 새가 없다. 부실 공사만 아니라면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 행정력의 묘미를 발휘해 신속 대응해 주길 거듭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