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 野, 속수무책 與..22대 국회 첫 본회의
야당 단독 투표, 우원식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우 의장, 정부여당 향해 “국회 입법권 존중해야” 與, 의사일정 반발 본회의 불참 "의회독주 중단"
[황재돈 기자]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5일 열렸다. 국민의힘은 야당 독단적 의사일정에 반발해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범야권만이 본회의장을 채웠다.
참석자는 이날 국회 관례에 따라 원내 1당인 민주당이 의장 후보로 추천한 우원식 의원(5선·서울노원을)을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우 의원은 재석의원 192표 중 189표를 얻었다.
임기는 2026년 5월까지 2년이며,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한다.
우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22대 국회에서도 입법권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면 신뢰 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민생과 개혁 위기는 임계점을 넘을 것”이라며 “국회는 국민 뜻을 실현하고, 국민 삶에 보탬이 돼야 한다. 여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정해진 기준을 따라야 한다”며 “국회의사 결정은 물론 행정부와 관계서도 이 원칙을 지키겠다. 정부여당은 국회 입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또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오는 7일 자정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與 “힘 자랑으로 45.1% 민심 짓밟아”
앞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은 본회의장 앞에서 ‘의회독주 중단하라’, ‘합의없이 의회없다’는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거대 야당이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힘 자랑으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45.1% 민심을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있다”고 비판한 뒤 퇴장했다.
여당 보이콧은 원구성 협상 결렬로 예고된 상황이었다. 양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만나 막판 협상을 시도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
그동안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맡고, 여당이 7개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관례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면 국회의장을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원구성 마감 시한을 오는 7일로 못박았다. 우 의장 역시 선임안 제출을 압박하면서 여야 원구성 협상이 합의에 이를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합의가 불발되면 민주당이 21대 국회 전반기에 이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복기왕 의원(재선·충남아산갑)은 <디트뉴스>와 만나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권력을 통제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며 “ 때문에 비상한 각오로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도 국민 뜻을 전달·관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 의원은 이어 ‘원구성 협상 마감 시점’과 관련해 “지금까지 법을 무시하고 관례라는 이름으로 국회가 일을 안 했던 것을 방치했다면, 지금부터는 법대로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국민 명령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총선 민심을 등 업은 독해진 야권, 거야(巨野) 합심에 속수무책인 여권. 원구성 협상을 비롯해 각종 특검법 재추진까지 22대 국회서도 여야 간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