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무리'..충청 야권, 채상병 특검법에 ‘한숨만’
29일 국회의원 임기 종료..타협 없이 정쟁만 남은 국회 특검법 거부한 대통령·여권 향한 잇단 비판
[황재돈 기자] 충청 야권 국회의원이 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 70%가량이 염원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검법을 거부한 대통령과 여권을 비판하고, 22대 국회에서 해당 법안 재추진을 약속했다.
다만, 다음 국회에서도 법안을 재추진 한들 대통령 재의요구에 재표결은 녹록지 않아 한숨만 늘어나는 모습이다. 22대 국회는 여권 108석, 범야권 192석으로 구성됐다.
충청 야권 국회의원들은 지난 28일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부결된 후 자신의 SNS에 글을 잇달아 올렸다.
충청권 최다선인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서구을)은 한강철교에서 바라본 한강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대전 내려가는 길, 한강은 말이 없다. 그저 송구할 뿐, 다시 힘을 내야”라고 촌평했다.
어기구 의원(민주당·충남당진)은 “국민의힘이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국민이 아닌 용산을 선택했다”며 “22대 총선 민의를 배신하고 윤석열 대통령 안위를 선택해 국민이 염원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 특검을 거부한 자, 특검을 감추려는 자, 모두가 공범이고 범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진석 의원(민주당·충남천안갑)은 “순직 해병대원과 유가족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22대 국회서 더 치열하게 싸우겠다. 불의를 배척하고, 정의와 국민 명령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훈식 의원(민주당·아산을)은 “여당에 걸었던 진실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대마저 무위로 돌아갔다”며 “채상병 진실을 밝히고, 국회가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동료의원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에게 연달아 3차례 전화했다. 빼박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특검을 거부하는지, 왜 탄핵 유경험자를 비서관으로 썼는지 의문이 풀린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해병대와 싸우는 보수정권, 진실과 싸우는 거짓말 정권, 다시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고 한탄했다.
29일 막을 내리는 21대 국회는 문을 열 당시부터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파행을 겪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선 거대야당과 대통령 거부권으로 충돌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왔다. 법안처리율은 36.6%로 20대 국회 37.8%보다 낮았다. 민생법안은 외면받고, 정쟁만 남은 국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22대 국회는 오는 30일 개원한다. 범야권은 채상병 특검법 재상정을 예고했고,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고수해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