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관광지 3·4지구 사업 ‘원점재검토?’
PF 쉽지 않아 내달 보증금 납부 묘연 김태흠 “토지 임대방식 전환도 고려”
[한남희 기자] 충남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다시 표류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체 4개 지구 중 핵심 시설인 숙박시설과 골프장이 들어설 3·4지구(193만 4000㎡) 이행보증금 납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사업시행사인 온더웨스트 측은 전체 매각대금 1192억 원 중 2022년 계약금 119억 원만 납부한 채 지금까지 두 차례 이행보증금 납부 연장을 받았다. 전체 보증금 200억 원중 다음 달까지 충남도에 내야할 70억 원을 내지 않으면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한다.
현재로선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아 계약 파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행사 측 관계자도 24일 "현재 우리나라 전체에 PF가 막혀있다. 당장 이행보증금 낸다고 해결될 부분은 아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2년 전 시행사와 함께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했던 충남도도 고민에 빠졌다.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사업자를 다시 모집할 경우 법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일정이 또 늘어질 수 있어서다.
계약금 납부로 토지 사용 허가를 받은 시행사 측은 이미 골프빌리지 4개동 건축허가를 받았고, 문화재조사를 위해 사업부지 내 수목도 상당 부분 베어냈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는 토지를 매각하는 대신 임대하는 새로운 방식도 고민 중이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시·군방문 일정 차 태안을 찾은 자리에서 “(잔금 납부 기한이 남은 만큼)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다음 달 전에 새로운 방안을 찾으려 한다”며 “대부분 도유림인데 땅을 매각하는 것 말고도 50년 임대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 3·4지구는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와 신야리 일원 214만 484㎡다. 2027년 6월까지 1조 3384억 원을 투입, 3지구에 호텔과 콘도, 복합숙박시설과 휴양 문화 시설, 4지구에 골프빌리지와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3년 전 시작했다. 그 사이 사업비는 물가상승 등으로 3조 5000억 원대까지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게 시행사 측 설명이다.
온더웨스트는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지비에이엑소더스, 마스턴투자운용, 조선호텔앤리조트, 오스모시스홀딩스, 대우건설, 계룡건설산업 등 국내·외 8개 유명 기업이 참여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