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vs 부여, 충남도 빠진 ‘백제문화제’ 주도권 놓고 신경전
9월 28일~10월 6일 백제문화제 개최 예정 공식 개막식 두고 '전야제' 계획에 미묘한 갈등
[내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백제문화제’를 놓고 공동개최 주체인 공주시와 부여군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개최 일정엔 합의했지만, 공식 개막식을 놓고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두 지자체는 그동안 번갈아가며 공식 개막식을 열었고, 올해는 부여 차례다. 공주시는 ‘전야제’ 카드를 꺼내들며 부여군의 심기를 건들고 있고, 부여군은 ‘집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서로 주도권을 쥐려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턴 양 지자체의 의견 조율 역할을 해왔던 백제문화제재단이 해산하고 충남관광문화재단으로 축소에 가깝게 통폐합되면서 두 도시의 경쟁은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 ‘대백제전’만 관여할 듯..김태흠 “도가 나설 타이밍 아냐”
충남도와 공주·부여는 지난해 10여 년 만에 열렸던 ‘대백제전’에 역대 최대 관광객 운집에 성공했다. 표면적으론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았지만, 내부에선 몇 년째 축제 주요 프로그램에 차별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많은 질타에 직면했다.
김태흠 지사는 공식석상에서 이 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하며 확실한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20일 공주시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이번 대백제전이 끝나고 보니 엉망이다. 부여는 단체별로 5000만 원에서 1억 원씩 비용을 들여 제사 지낸 사례가 많다”며 “한번에 고칠 수는 없어 일부만 변화를 주며 치렀지만, 긍정적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또 ‘격년제 개최’와 관련해 “일단 공주와 부여의 각각 입장을 들어보며 (내적 성장을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금은 타이밍상 (도가) 나설 때가 아니다. 조정할 부분은 하면서 고민하겠다”고 덧붙여 두 지자체의 불협화음은 인식한 듯 하면서도 갈등 해결은 지자체 몫으로 남겨두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충남도는 향후 몇 년 마다 한번씩 열리는 ‘대백제전’에만 관여할 계획인 거로 확인됐다.
그동안 충남도·공주시·부여군이 함께 개최했던 ‘백제문화제’에서 사실상 발을 뺀 셈이다. 이 때문에 예산과 축제 규모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공주시의 '전야제'..부여군엔 '불편함'
공주시는 공식 개막식이 부여 개최로 예정됐지만 전날 ‘전야제’를 계획 중이다.
이전부터 공식 개막식을 하지 않더라도 두 지자체는 별도의 행사를 해왔는데 양쪽은 최근 협의를 통해 해당 방식을 ‘지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공주시는 이번 협의에 따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개막 당일이 아닌, 전날 이벤트를 위해 계획했다는 입장이다. 중복을 피하자는 의도라는 셈이다.
하지만 부여군은 시의 이 같은 계획이 일종의 ‘힘빼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새다. 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축제 개최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축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한편 두 지자체는 오는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각각 공주 공산성 일대와 부여 백제문화단지에서 축제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