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태로 살아나는 대전 중구, 부흥 동력 한아름

1000~3000억 대 대규모 사업 발전 계기 난개발 우려, 민간 투자 불확실성 난관도

2024-05-16     한지혜 기자
대전시가 우수작으로 선정한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 (가칭)대전아트파크 출품작. 대전시 제공.

[한지혜 기자] 대전 중구가 문화, 생태를 기반으로 살아나고 있다. 1000~3000억 원대 대규모 사업이 몰리면서 이를 획기적인 발전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는 최근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가칭)대전아트파크 기획디자인 국제공모 마스터플랜 우수작을 공개했다. 아트파크 사업은 중구 중촌근린공원 일원 유등천을 따라 제2시립미술관, 음악전용공연장 등 새로운 세계적 건축물로 문화예술 거점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마스터플랜 우수작인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 디자인은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반영한 ‘유리돔’ 콘셉트가 핵심이다. 순환 보행로를 따라 유리돔 내·외부를 넘나들며 누구나 날씨와 관계없이 공원에서 산책하며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심사위원회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지향성이 큰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제2시립미술관은 기존 대전시립미술관 2배 규모인 연면적 1만 6852㎡(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다. 소요 예산은 약 1200억 원. 음악전용공연장은 연면적 3만㎡(지하 2층, 지상 4층)로 클래식 공연을 위한 콘서트홀(2000석 규모), 챔버홀(400석 규모), 편의시설 등을 갖춘 전문 공연장으로 약 2500억 원이 든다. 

대규모 문화시설 말고도 원도심 활성화와 연계한 맞춤형 문화 정책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5개구 중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특성을 반영,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 시설을 어르신 맞춤형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실버극장, 추억의 음악다방 등이 대표적이다. 

‘제2수목원·보문산’ 생태 품은 이점 살린다

대전 제2수목원 조감도. 대전시 제공. 

도심 속 허파 한밭수목원이 서구에 있다면, 중구에는 ‘제2수목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중구 호동 일대 145만㎡ 규모 부지에 보문산 유전자원을 보존한 친환경 생태 수목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랭이원, 그라스원 등 주제별 전시원과 증식·재배시설, 숲속 갤러리, 식물도서관 등 교육·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제2차 중앙투자심사 결과는 오는 7월 경 나온다. 시는 심사 통과를 전제로 하반기 토지 보상 절차 착수, 2027년 완공 청사진을 수립했다. 소요 예산은 1150억 원이다.

시는 논과 계곡, 산림 등 기존 자연환경을 보존·활용하는 자연(산지)형 수목원 조성을 약속했다. 보문산에 자생하는 주요 식물자원과 희귀·특산 식물자원을 보존하고 식물수집, 연구, 생태보전, 교육 등 공익적 기능을 강조할 방침이다. 

‘보문산 개발’ 사업은 민선8기 이장우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꼽힌다. 시는 오는 2027년까지 중구 보문산 일대에 150m 높이의 고층 전망타워와 케이블카,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갖춘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보물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전망타워와 케이블카 설치에 1500억 원, 워터파크, 숙박시설 건립에 1500억 원 등 총 3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민간 투자 사업이다. 

시는 보문산 케이블카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계룡건설산업㈜을 선정했다. 케이블카는 연장 3.3㎞, 10인승 케빈 60개, 정거장 2개소(오월드, 대사지구 각 1개소) 규모다. 경제성 확보 등 난항이 예상되는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조성 사업은 차후 공모한다. 

다만, 생태·관광 인프라 조성 사업은 환경 훼손 등 난개발 우려, 민간 투자 유치 불투명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건설 경기 불황, 국비 확보 문제 등 외부 여건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는 시비로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제2수목원과 보문산 개발 사업은 국비, 민자 유치가 관건인 사업"이라며 "중장기 계획과 책임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문화 인프라 건설 시 건축 디자인을 우선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보문산 개발 사업은 환경, 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며  “대규모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전례가 있어 우려가 많은 만큼, 시 차원에서 진정성 있게 적극적으로 추진하길 바라며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