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믿는 구석’, 효자 외국인 3인방 활약 기대

[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최고 외국인 타자 꿈꾸는 페라자, 재계약의 가치 페냐와 산체스

2024-04-08     여정권
한화이글스 외국인 용병 페냐와 산체스, 페라자(왼쪽부터). 이들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한화이글스 올 시즌 성적이 판가름될 전망이다.

시즌 초반부터 예상을 빗나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연승과 연패가 이어지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승을 탄 팀은 상위권에, 연패의 흐름인 팀은 하위권에 포진되어 있다.

만년 하위 팀 한화이글스가 7연승을, 기아 4연승, 키움은 4연패 후 7연승을, SSG는 한화이글스에게 스윕패 이후 6연승, 두산, KT, 롯데 4연패, 삼성은 8연패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연승을 경험한 한화, 기아, 키움, SSG는 상위권에 안착했고 반면, 연패에 빠졌던 팀들은 하위권에서 시즌 초반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

다크호스로 여겨지는 NC도 좋은 흐름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디펜딩 챔피언 LG도 고전은 하고 있으나 상위권에서 시즌 출발을 알리고 있다.

각 구단의 성적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을 전제로 한다. 아무리 국내 선수의 활약이 좋아도 외국인 선수의 경기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외국인 선수를 세 명 활용하게 되는데,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한 명의 외국인 타자로 구성하는 게 기본이다. 투수들은 원, 투 펀치로 선발을, 타자는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팀의 핵심으로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없으면 팀 성적도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심지어, 세 명의 외국인 선수 중 두 명만 성공적인 활약을 펼쳐줘도 최소한의 성적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한 시즌에 성공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역대로 한화이글스는 외국인 타자의 활약은 나름 괜찮았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데이비스가 있었고 피에, 크루즈, 로사리오, 호잉, 터크먼에 이르기까지 상대 팀에 위협적인 외국인 타자를 보유했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은 외국인 타자에 비해 위력적이지 않았고 그마저도 외국인 타자의 활약과 엇박자가 나면서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한화이글스가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었던 이유 중에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신규 외국인 선수의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투자해 에이스급으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버치 스미스를 영입했으나, 어깨 부상으로 1경기(2⅔이닝) 평균자책점 6.75를 남기고 팀을 떠났다.

메이저리거가 된 마이크 터크먼을 포기하고 야심 차게 영입한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가뜩이나 약한 팀 타선에 도움은커녕 민폐만 끼치고 22경기 타율 0.125 OPS 0.337 0홈런 8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역시 이글스의 유니폼을 벗었다.

오그레디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고심 끝에 선택한 닉 윌리엄스는, 68경기 타율 0.244 OPS 0.678 9홈런 45타점으로 오그레디보다는 나았지만, 팀이 기대한 활약은 아니었다.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는, 24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79으로 준수한 활약을, 시즌 내내 에이스로 활약한 2년 차 페냐는, 32경기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활약으로 선발진에서 버텨냈다.

전체적인 전력이 약한 한화이글스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인 팀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큰 활약은 없었다. 2024시즌 대도약을 위해서 한화이글스는 외국인 선발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팀 분위기 바꾼 화려함과 놀라움의 요나단 페라자,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를 꿈꾼다.

요나단 페라자는 한화이글스를 바꿔 놓고 있다. 어쩌면 2024시즌 한국프로야구를 바꿔 놓을지도 모른다.

페라자의 2024시즌 시작은 화려함과 놀라움 그 자체이다. 개인의 대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면서 만년 하위 팀 한화이글스는 선두권으로 리드하고 있다.

1998년생인 요나단 페라자. 한화이글스를 넘어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노시환(200년생)과 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젊은 유망주이다.

한참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기회를 엿봐야 할 나이의 페라자가 한국 무대를 선택했다. 페라자는 스위치히터로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젊은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아이오와에서 121경기 타율 0.284, 23홈런 85타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534 OPS 0.922로 활약하면서 메이저리거가 눈앞에 와 있을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175cm/88kg, 작지만 단단한 체구로 강한 손목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로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하는 중장거리 타자 유형으로 외야수로서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한화이글스는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페라자에게 안겼다. 기대치가 크다는 방증이었다.

페라자는 올 시즌, 13경기 49타수 22안타 타율 0.449, 출루율 0.533, 장타율 0.898, OPS 1.431, 득점권 타율 0.500, 2루타 4개, 6홈런 12타점(8경기 타점), 13경기 중 12경기 안타(8경기 멀티 안타), 10삼진/10볼넷, 0병살

시즌 초반이지만, 역대급 성적을 찍으면서 무리 없이 한국 무대에 적응을 끝냈다. 페라자의 성적은 그야말로 놀랍다.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덕을 보지 못했던 한화이글스의 한을 이번 시즌에 한꺼번에 풀어주는 듯하다.

특히, 2번에 배치되면서 전형적인 강한 2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걱정했던 외야 수비도 준수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 수에서 복덩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각 구단은 페라자의 단점을 찾기 위한 분석을 시작했을 것이다. 분명, 페라자도 슬럼프가 오고 기록이 떨어지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때 그 시간을 얼마만큼 줄이며 반등하느냐가 시즌 성공의 잣대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페라자의 활약이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페라자는 역대 최고의 임팩트를 보여준 외국인 타자가 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아울러, 한화이글스의 타선은 굉장한 위력을 보여줄 것이고 다른 구단의 부러움과 함께 견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려 씻어내고 재계약의 가치를 보여주는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는 2022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13경기 67이닝을 소화하며 5승 4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에이스급 활약은 아니었지만, 꾸준한 활약이 장점으로 인정받으면서 이글스의 유니폼을 계속해서 입을 수 있었다. 버치 스미스의 계약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페냐는 한화이글스의 에이스가 되었다.

페냐는 2023시즌 32경기 177⅓이닝, 11승 11패, 147탈삼진 평균자책점 3.60로 진일보한 성적을 올리면서 3년 차 시즌을 예약했다. 최다 이닝 6위, 다승 공동 9위, 탈삼진 공동 6위, 평균자책점 14위, 19QS로 전체 6위의 기록이었다.

한화이글스는 페냐와 최대 105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3년 차 동행을 결정했다.

류현진의 복귀로 1선발의 자리를 내준 페냐는 3년 차답게 시즌 초반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페냐 3경기 14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4.91 1QS, 두 경기 각각 2실점 했지만, 5이닝 이상 투구했고 세 번째 경기에서 3이닝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피안타율 0.236로 준수한 수준이고 12탈삼진/7볼넷으로 볼넷이 조금 많지만, 위력적인 피칭은 보여주고 있다.

버치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는 한국 무대에 입성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첫 9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하면서 ‘승리 요정’에 등극하면서 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 상승세로 한화이글스는 전반기 한때 가을야구 도전이 가능한 수준까지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이후 15경기에서 2승 8패, 평균자책점 5.24를 기록하면서 최종적으로 24경기 126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3.79를 남겼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상대 팀 분석에 파악되면서 부진에 빠졌고, 한편으로는 투구 자세에서 나오는 버릇도 간파당한 것이 부진에 크게 한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126이닝을 소화하면서 99개의 탈삼진을 잡고 28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에 집중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이 조금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좌완으로서 150km/h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매력적이기에 재계약에 이르게 되었다.

산체스는 총액 7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에 이글스와 2024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2경기, 11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0.79, 아쉽게 QS 실패했지만, 두 경기 모두 5⅔이닝 소화하면서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은 다했다. 재계약 시 중요하게 여겼던 탈삼진/볼넷 비율이 올 시즌 더 좋아지면서 현재 16탈삼진/2볼넷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피안타율 0.171는 덤이었다.

페냐가 세 번째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기복은 있게 마련이고 산체스의 출발이 좋기에 외국인 두 투수의 활약에 큰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