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흉물 전락'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방치 언제까지?

[시리즈 상(上)] 방치 십수년,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현장 돋보기' 대백제전 행사 현장 맞은편...문화도시 공주시에 이미지 흠집 불가피

2023-10-24     정은진 기자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공주시 신관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정은진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 공주시의 관문격인 신관동에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옛 시외버스터미널 건물.

본지는 2회에 걸쳐 해당 시설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상(上). '흉물 전락'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방치 언제까지?
하(下). 멈춰버린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시계...보존vs발전 '교착 상태' 

[공주=디트뉴스 정은진 기자] 십수년째 방치돼 흉물로 전락한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은 언제 제 모양을 갖출 수 있을까.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은 1991년 신축 이후 지난 2009년 8월 옆 부지로 이전 결정되며 소유권 분쟁을 겪어왔다.

이 과정에서 입주자들은 하나둘씩 떠났고, 지금은 민간이 소유권을 쥔 채 폐허로 방치돼 있다. 

위치적으로는 공주시의 관문격인 신관동 현 시외버스터미널 옆에 위치해 있어 더 문제다. 대백제전 행사장의 맞은편 요지에 있어 버스를 이용해 공주시를 드나드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문화도시인 공주시 이미지에도 흠집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동안 공주시의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9년 충남도 주관 공공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돼 도비 2억 5000만 원을 확보, 옛 시외버스터미널 주변 경관을 정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폐허 그 자체 현실은 여전하다. 

신관동 육교에서 바라본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운영 시기를 알 수 없는 '금강 콜라텍'이란 글씨가 바랜 채 새겨져있는 등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정은진 기자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각종 쓰레기들이 투척돼 있다. 정은진 기자

'철거', '쓰레기', '아수라장'...안타까움 자아내는 문화도시 공주시의 '이면'

공주시 신관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바로 건너편은 현재 운행 중인 시외버스터미널이다.

공주시를 찾는 관광객들은 버스에서 내리면 흉물로 전락한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가장 먼저 보게된다. 이는 도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기자가 이 폐허 부지를 처음 알게 된 것도 지난 9월 2023 대백제전 취재차 신관동을 방문하고 나서다. 

식당을 가기 위해 대백제전 현장인 신관공원 육교를 지나는데 두 눈에 폐허 현장이 포착됐다. 

아수라장으로 방치된 옛 공주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는 대백제전 현장의 화려한 모습과 대비되며 실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노후 건물은 금이 간 채로 녹물이 그대로 흘러나오고 있었고, '철거'라는 글씨가 사방에 도배된 채 내부에는 각종 쓰레기며 폐자재가 쌓여 있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지난 날의 영광을 짚어낼만한 간판들과 로비에 걸린 시계는 과거에 머무른채 망가진 초침만 째깍거릴 뿐이었다.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공주시 신관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내부에는 '철거'라는 단어가 빨간색으로 도배되어 있다. 정은진 기자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공주시 신관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내부에 시간이 멈춰버린 시계가 벽에 걸려있다. 정은진 기자

멈춰버린 공주시 옛 시외버스터미널 시계...방치 언제까지?

문화도시 공주시의 이미지 타격은 제고하더라도, 더 큰 문제는 신관동 상인들이 짊어지고 있다.

그들은 폐허로 변한 옛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방치된 환경을 안고 영업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저 상태로 돼 있는게 언제적인지 모르겠어. 뭐가 들어선다 만다 말만 많고 정확히 알려주는 것도 없고..."

신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한숨만 푹푹 내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택시에 종사하는 운전 기사 김 모씨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뭐 제대로 뭐가 들어서는 걸 바라지는 않응께 쓰레기나 주변 정리라도 제대로 해줬음 좋겠슈"라고 응했다. <계속>